[기자수첩] 美 아프간 철군과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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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난달 30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전후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핵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 정황이 우려된다고 발표했다. 곧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 철군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당면한 과제로 중국·러시아·사이버해킹·핵확산을 언급했다. 아프간에 쏠려 있던 국제 사회의 관심이 이제 한반도와 동아시아로 이동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핵문제는 미국 입장에서 늘 후순위 문제로 인식돼 왔고, 북한 역시 미국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잠잠했다. 그러던 북한이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평양에 1만명 이상 병력이 집결하는 등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병식 전후로 어떤 무력도발을 감행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관심이 북핵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견제 압박이 본격화될 것이란 의미다. 북한은 중국과 군사 동맹 관계인 국가이면서 미국과는 북핵 문제로 얽혀 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은 미국이 중국을 간접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연결고리로 인식된다. 대만해협 등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군사적 긴장도 유례없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북한이 대치 중인 한반도의 안보 위기감 또한 함께 고조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미·중 사이에서 그동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이른바 줄타기외교를 벌이고 있던 한국정부에는 운신의 폭이 그만큼 좁아질 것이란 의미다. 미국과 인도, 호주, 일본이 연합한 대중견제 군사연맹체인 쿼드(Quad)의 합동훈련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멀리 떨어진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도 속속 쿼드와의 군사협력에 합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혈맹 국가인 한국에 더 강력한 대중견제에 동참할 것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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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한 확실한 대안이나 변화한 상황에 맞춘 전략을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내년 대선과 관련한 정치적 행보들에 모든 이슈가 묻힌 상태다. 멀쩡하던 국가 하나가 열흘 만에 사라지는 상황을 결코 남의 일로만 생각해선 안될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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