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加 총리 "총선 승리하면 대형 금융사 법인세 인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대형 금융회사의 법인세 인상을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이날 밴쿠버에서 유세 중 10억캐나다달러(약 9277억원)가 넘는 대형 은행과 보험사의 순이익에 3%의 추가 법인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의 공약대로라면 대형 금융회사의 법인세율은 15%에서 18%로 오른다. 트뤼도 총리는 "은행은 계속해서 매우 많은 이익을 남겼고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모든 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도 은행은 계속 막대한 이익을 냈다"며 "우리는 은행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6대 은행의 2020~2021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순이익 총합은 400억캐나다달러를 넘었다.
올해도 순항 중이다. 현재 6대 은행 중 4곳이 회계연도 3분기(4~6월) 실적을 발표했는데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순이익을 남겼다. 은행들은 주로 주택담보대출에서 큰 이익을 남겼다. 캐나다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덕분이다.
트뤼도 총리는 앞서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2년간 외국인의 주택 구매를 제한하는 법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법인세율 인상은 집값 상승에 따른 은행 이익을 일정 부분 회수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즉각 법인세 인상은 비생산적이고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날선 반응이 나왔다.
캐나다은행가협회(CBA)는 "특정 산업에만 세금을 매기면 경제성장에 타격을 준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고 법인세 인상은 이전 정부들이 포기했던 전략"이라고 꼬집으며 "은행은 이미 캐나다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낸다"고 주장했다. CBA는 또 캐나다 국민 다수가 은행 주식을 직접 보유하거나 연금이나 뮤추얼 펀드를 통해 간접 소유한 은행 주주들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트뤼도 총리의 금융권 법인세 인상이 캐나다인 대다수의 소득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생명·건강보험협회도 총선에서 어느 정당이 승리하든 새로운 과세안은 차기 정부가 업계와 논의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폴 굴버그 애널리스트는 "트뤼도 총리의 법인세 인상안은 은행의 주당 순이익을 2~3% 가량 줄일 것"이라며 "지금까지 매우 좋았던 은행과 정부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굴버그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분명히 좋을 게 없다"고 덧붙였다.
자유당 소속의 트뤼도 총리는 2015년 집권했다. 당시 총선에서 자유당은 과반인 184석을 얻었지만 2019년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트뤼도 총리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대규모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트뤼도 총리가 금융권 법인세 인상을 꺼낸 이유도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는 금융권 법인세 3%포인트 인상으로 캐나다 정부가 내년부터 4년간 추가 세수 25억캐나다달러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뤼도 정부가 추진한 재정지출 정책은 야당 때문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이에 차기 총선이 2년 가량 남은 상황에서 트뤼도 총리는 과반 확보를 목표로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졌다. 캐나다는 다음달 20일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자만 총선 유세가 시작된 첫 주 자유당 지지율은 하락하고, 보수당과 신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트뤼도 총리가 난처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가 2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자유당 34.0%, 보수당 30.3%, 신민주당 19.8%를 기록했다. 여론조사업체 338캐나다는 총선 유세 시작 국면에서 50%를 넘었던 자유당의 과반 가능성이 22%로 줄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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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되기 전 캐나다 하원 의석 분포는 전체 338석 중 자유당이 155석, 보수당이 131석, 퀘벡주 독립을 주장하는 퀘벡블록이 32석, 좌파 성향의 신민주당이 24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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