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심판' 코로나·아프간 사태에도 6만명 몰린 공연 파행[특파원 다이어리]
뉴욕시, 코로나 사태·아프칸 상황·태풍에도 대규모 콘서트 강행
태풍 영향으로 중단
미 상원 원내대표는 행사장서 춤추다 비판 직면
안전 불감증에 도덕성까지 논란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하늘이 노한 것일까. 미국 뉴욕시가 야심 차게 준비했던 초 대형 야외 콘서트가 파행으로 끝났다.
21일(현지시간) 델타 변이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확산과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큰 상황에서 열린 뉴욕시 홈커밍 콘서트를 중단시킨 것도 결국 자연의 힘이었다.
뉴욕시는 허리케인 헨리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콘서트를 예정대로 시작했다. 약 6만명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 센트럴 파크로 모여들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헨리의 이동 경로에 있는 뉴욕주 인근 로드 아일랜드주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언했음에도 콘서트는 예정대로 시작됐다.
한국으로 치면 태풍이 인천으로 향하고 있는데 심지어 야외에서 수만명의 관객을 상대로 축제가 열린 셈이다.
콘서트 장면은 CNN방송이 생방송으로 전국에 생중계했다. 덕분에 현장의 관객은 물론 TV 시청자들도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안드레아 보첼리, 제니퍼 허드슨, 산타나, LL 쿨 J의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콘서트가 절반 가량 진행된 후 올드 팝 가스 배리 매닐로우가 무대에 등장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당신 없이는 못 살아(Can't live without you)'를 부르던 중에 결국 사건이 벌어졌다.
천둥 번개가 내리친 것이다. 관객들은 당황했고 주최 측은 서둘러 공연장을 빠져나가라고 방송하기 시작했다. 모든 관객이 사라졌고 콘서트는 중단됐다.
뉴욕시와 주최 측은 행사를 끝내고 싶어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 엘비스 코스텔로, 패티 스미스, 폴 사이먼 등 초 특급 스타들의 순서가 남아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나훈아, 조용필 급의 가수들이 비와 낙뢰가 멈추기를 기다리다 결국 귀가했다. 행사가 최종 취소된 시간은 저녁 10시30분. 공연 중단 세 시간 후였다.
관객이 백신을 최소한 1회 이상 접종 한 것을 입증했고 행사 장소도 야외지만 여전히 코로나 상황에서 6만명이 모이는 행사를 진행한 것은 우리 눈에 보기에는 정상적이지 않다.
뉴욕시의 행보는 코로나 위기에 대한 불감증까지 느껴진다. 델타 변이로 인한 접종 완료자들의 돌파 감염 사례가 늘고 있어 미 정부가 뉴욕시의 감염 확산을 우려해 76차 유엔 총회에 각국 정상들이 직접 연설 대신 영상 연설을 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 무색할 정도다.
심지어 이날 태풍이 예고됐음에도 행사를 강행한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미 기상청은 주말 사이 허리케인 헨리 북상에 대한 경보를 한 상황이었다. 뉴욕까지 허리케인이 북상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뉴욕시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였던 2012년 10월 허리케인 샌디의 기억도 여전히 생생하다. 민주당 소속 빌 더블라지오 시장은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오후 10∼11시 센트럴 파크에 내린 강수량은 1.94인치(약 4.9㎝)로 뉴욕시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보도했다.
논란을 더 키운 것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다. 뉴욕시장 공보실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슈머 원내대표와 레이트 쇼 진행자인 스티븐 콜베어가 콘서트장 인근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공개했지만, 오히려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보수세력의 비판에 직면했다.
이슬람 무장 세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차지하고 미국인과 미국에 협조한 아프간인들의 탈출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집권당의 상원 최고 책임자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주 전 조 바이든 대통령도 논란에 휩싸였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별장에서 홀로 휴가를 즐기다가 아프간 정부 붕괴 상황을 맞이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별장에서 티셔츠 차림으로 홀로 아프간 사태에 대한 영상 브리핑을 받는 사진을 공개하며 비난을 무마하려 했지만, 미 시민들의 생각은 반대로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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