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위 이재명 공격하면서 이낙연 지지율도 올랐을까
6~7월 상승한 이낙연 지지율은 어디, 누구로부터 왔을까

윤동주 기자 doso7@

윤동주 기자 doso7@

AD
원본보기 아이콘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1,2위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공방이 치열합니다. 추격자 이 전 대표 측이 더 공격적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이 전 대표는 지난달 초부터 지지율이 급상승해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이 지사와의 갈등이 고조된 시점과 시기적으로 일치합니다. "이재명을 때리니 지지율이 오르네"라 생각했을 법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생깁니다. 이 전 대표의 늘어난 지지율은 과연 이 지사와 싸워 얻은 것일까요. 그게 맞다면 앞으로도 더 가열차게 이 지사를 공격해야겠지요. 그렇지 않다면 전략적 수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부분을 분석해봅니다. (호칭을 이 지사, 이 전 대표 이렇게 표기하면 복잡한 기사를 이해하기 어려워져 부득이하게 직함을 생략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기초 자료 :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얻은 지난 8번의 여론조사 결과.

본지 의뢰 17차 여론조사(7월 둘째 주) 때부터 이낙연의 지지율이 급상승했습니다. 이때 이낙연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양자대결에서 앞서기 시작했다는 결과가 나와 큰 화제를 모았었죠(오차범위 내). 처음 나온 눈에 띄는 결과였던지라 여론조사 기관의 편향성 운운하는 근거 없는 기사들도 나왔지만, 사실 본지 조사에서만 나타난 특이한 현상이 아니란 점은 이후 속속 밝혀집니다. 이때를 즈음해 이낙연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는 여러 조사에서 일관되게 관찰됩니다. 본지 조사가 시기적으로 ‘지지율이 오르기 시작한 시점’과 우연히 맞아떨어졌을 뿐이지요.


12차부터 16차 조사에서 이재명은 20% 중후반, 이낙연은 10% 초반대로 이재명이 거의 더블스코어 수준으로 앞섰습니다. 그러다 17차 조사에선 ‘25.8% vs 16.4%’로 양상이 바뀝니다. 이재명의 지지율은 그대로인데 이낙연 지지율이 급증한 것이죠. 18차 조사에서도 이 추세는 유지됩니다.

이낙연은 이재명과 싸워 무엇을 얻었나 원본보기 아이콘


분명한 것은 이낙연의 지지율이 6.9% 포인트 오를 때 이재명은 지지율을 잃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자신의 지지율을 이낙연에게 상납했던 것일까요. 16차에서 17차로 넘어가면서 기타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낙연은 이재명과 싸워 무엇을 얻었나 원본보기 아이콘

위 표에서 알 수 있듯, 이낙연 지지율이 6.9% 포인트 오를 때 어떤 후보도 그만큼 지지율 하락을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윤석열만 4% 포인트 내려가 변동폭이 컸네요. 결국 이낙연이 얻은 6.9% 포인트를 해부하면 윤석열 4.3%, 이재명 0.8%, 기타 민주당 후보군 0.4%, 기타 야권 후보군 0.8%, 유동층 0.5%로 단순 구성됩니다. 즉 이낙연 지지율 상승의 60% 이상은 윤석열의 지지율 하락으로 설명됩니다. 물론 통계적으로 강한 힘을 가진 분석은 아닙니다. 같은 기간 누군가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누군가 올랐으니 그랬을 것이라 추정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현재 주어진 자료만으로는 이 정도 분석만 가능하니 참고 수준으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여기서 다시 질문이 생깁니다. 이낙연과 윤석열은 소속이 각각 여야로 지지층이 크게 겹칠 리 없습니다. 윤석열 지지자들이 이낙연으로 이동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낙연 캠프에선 6월 중순부터 7월초 지지율 상승 이유를 몇 가지 꼽고 있는데, 당시 민주당 예비경선 TV토론이 시작되면서 특유의 ‘진지하고 근엄한’ 이미지가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전국 순회를 시작하면서 지지자들과 스킨십을 늘려간 것도 주효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런 분석이 윤석열로부터 이낙연으로의 표심 이동을 시원하게 설명해주진 못합니다.


다음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어떤 후보를 지지해왔는지 보여주는 표입니다.


이낙연은 이재명과 싸워 무엇을 얻었나 원본보기 아이콘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17차 조사 때부터 윤석열에 대한 지지를 상당 부분 철회합니다. 윤석열이 6월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이후 본격 정치행보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집니다. 이는 이낙연 지지율 상승 시기와 겹칩니다. 이낙연은 국민의힘 지지자 사이에서 원래 인기가 ‘매우’ 없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다 17차 때 윤석열 지지율 하락의 상당분을 흡수하게 됩니다. 16차에 1.5%던 지지율이 4.2%로 상승한 것이죠. 반면 윤석열에서 빠진 지지율이 이재명에게 많이 가지 않았다는 건 눈에 띕니다.


소결1 = 이유는 불분명하나 이낙연의 올라간 지지율 일부는 윤석열 지지율 하락분, 즉 반사이익이다. 윤석열을 지지하다 이탈한 국민의힘 지지자 중 꽤 많은 수가 이낙연 지지로 이동했다.


그러나 위 분석 만으로는 이낙연 지지율 상승을 모두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윤석열의 국민의힘 지지자 지지율은 6.6% 포인트나 빠졌는데 이낙연은 2.7% 포인트 오른 것에 불과하니까요. 이번엔 연령대별 이낙연 지지율 변화 추이를 살펴봅니다.


이낙연은 이재명과 싸워 무엇을 얻었나 원본보기 아이콘


이낙연 지지율은 17차 때 전 연령대에서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30대 상승폭이 컸고, 이는 18차 조사에서도 유지됩니다. 이낙연 지지율 상승이 상당 부분이 ‘30대 표심 이동’에 기인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30대는 누구를 지지하다가 이낙연을 지지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꾼 것일까요.


16차 조사까지 30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후보는 이재명이었고 지지율은 29.2%였습니다. 이낙연 지지율이 급상승한 17차 때도 이재명의 지지율은 29.0%로 변화가 없습니다. 즉 이재명을 지지하던 30대가 갑자기 이낙연 지지로 돌아선 것은 아니란 겁니다. 30대에서 두 번째 인기 후보는 윤석열인데 16차 때 28.1%였습니다. 17차에선 20.6%로 뚝 떨어집니다. 30대 윤석열 지지자가 이낙연으로 이동한 것, 확실해 보입니다. 윤석열을 제외한 야권 후보 지지율 합산은 16차 때 18.9%였는데 17차에선 11.2%로 빠집니다. 윤석열이 아닌 야권 후보를 지지하던 30대 중 상당수가 이낙연으로 이동한 것도 확실해 보입니다. 반대로 30대의 ‘민주당 기타 후보 지지율 합산’은 9.9%에서 9.7%로 거의 변화가 없고, 유동층은 3.4%에서 5.8%로 오히려 증가했으니 이들이 이낙연 지지율 상승에 기여한 건 없습니다.


소결 2 = 이낙연 지지율 상승의 상당 부분은 야권 후보를 지지하던 30대의 이동으로 해석된다.


이번엔 지역별 분석입니다. 역시 전 지역에서 17차 조사 때 이낙연 지지율 상승이 관찰됩니다. 그러나 유독 부산울산경남(부울경)에서 지지율이 크게 증가합니다. 16차 때 이 지역 주민의 6.1%만이 이낙연을 지지했는데 17차에서 15.4%로 급상승합니다. 강원제주 지역도 크게 상승했는데 표본이 너무 작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역 기반인 광주전라에서도 14.2%에서 22.6%로 올라갔습니다. ‘소결2’와 결부하면 부울경의 야권 지지 30대가 이낙연 지지로 돌아서면서 이낙연 지지율이 크게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역기반인 광주전라에서의 지지율 향상도 도움이 됐습니다.


이를 교차 검증하기 위해 부울경 주민들이 이낙연을 지지하느라 지지를 철회하게 된 후보가 누구인지 살펴봤습니다.

이낙연은 이재명과 싸워 무엇을 얻었나 원본보기 아이콘


위 표에서 분명히 확인되듯, 부울경 주민들은 7월초 시점에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를 전반적으로 철회합니다. 이들의 상당수가 이낙연 지지로 돌아섰고 이재명 지지율도 꽤 더해줍니다. 그러나 둘을 제외한 다른 여당 후보들로는 가지 않습니다. 부울경의 야권 지지 철회는 윤석열뿐 아니라 기타 야권 후보군 모두에서 나타난 공통된 현상입니다. 윤석열을 제외한 부울경의 야권 후보 지지율 합산은 16차에서 24.0%였지만 17차에서 14.4%로 감소했습니다. 이 현상은 18차에서도 계속되는데, 야권 기타후보 지지율 합산이 14.3%까지 떨어집니다. 대신 18차에서 이낙연 지지율은 25.2%까지 증가했습니다. 부울경의 여권 모든 후보 합산 지지율은 16차에서 34.1%였다가 17차에서 40.5%, 18차에선 50.5%까지 올라갔습니다.


소결 3 = 부울경 주민의 상당수가 야권에서 여권으로 지지를 바꿨다. 그 수혜는 이낙연-이재명 순으로 받았다. 두 명을 제외한 다른 여권 후보는 이익을 보지 못했다.


이제 결론에 거의 다 왔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이낙연의 지지율 향상은 여권 내부의 지지율 변동에서 비롯됐다기보단 외부 즉 산토끼가 유입된 효과로 해석됩니다. 특히 야권을 지지하던 부울경 주민 및 30대의 표심 이동이 주효했고요. 이 효과로 이낙연 개인뿐 아니라 전체적인 여야 지지율 추이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다음은 모든 대선 후보를 여권과 야권으로 구분해 비교해본 합산 지지율 추이입니다(전국).


이낙연은 이재명과 싸워 무엇을 얻었나 원본보기 아이콘

전반적으로 유동층은 감소하는 가운데, 16차에서 45대 47로 야권이 앞서던 대권 구도는 17차에서 51대 42로 역전됩니다. 18차에서도 52대 43 수준으로 유지되고요. 이것이 이낙연이 잘해서 야권 표를 끌어온 덕인지, 야권에 실망한(특히 윤석열) 표심이 여권으로 이동했는데 그 대상으로 이낙연이 선택받은 것인지, 혹은 두 효과의 종합인지는 불확실하지만, 어쨌든 현 상황은 이렇게 단순 요약할 수 있습니다.

AD

다시 원래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현재 이낙연은 지지율 향상을 위해 이재명을 목표로 삼고 맹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단 당내 경선 1위 주자를 잡고 최종 후보로 선택되는 게 급선무라는 점에서 충분히 납득 가능한 전략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낙연의 맹공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의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낙연의 지지율 상승은 이재명의 표를 빼앗아 온 덕도, 민주당 내 다른 군소후보들의 몫을 끌어모은 결과도 아니란 것이죠. 대신 윤석열 지지자에게서 이탈한 표심 그리고 국민의힘을 지지하던 30대와 부울경 주민의 민심이 이낙연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생겨난 결과로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그렇다면 이낙연이 앞으로 주력해야 할 공격 대상은 누구여야 할까요. 이재명일까요 윤석열일까요. 이낙연 캠프의 전략에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