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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테슬라', 자율운항선박 시대가 온다[과학을읽다]

최종수정 2021.08.05 10:46 기사입력 2021.08.0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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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저비용 위한 무인 원격제어 자율운항 선박 개발 본격화
국제 경쟁 갈수록 치열해져, 2030년 이후 본격 등장할 듯
한국, 기술력에서 5년 이상 뒤처져....중국이 특허 96% 차지

바다의 '테슬라', 자율운항선박 시대가 온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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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운전자 없이 스스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처럼, 바다 위에서도 항해사ㆍ조타수 없이 알아서 항해하는 자율운항선박의 시대가 오고 있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 일본, 중국, 등 조선ㆍ해운 강국들이 경쟁적으로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8년 5월 국제해사기구(IMO)가 자율운항선박(MASS) 운항에 따른 제도적 장치 마련에 착수한 이후 국제적으로 투자ㆍ기술개발이 대폭 늘어났다.

특히 유럽에선 2012년 자율운항선박 개발을 위한 MUNIN프로젝트를 통해 기술적ㆍ제도적ㆍ경제적 타당성 검토를 마친 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핀란드는 이미 2018년 12월 세계 첫 완전자율운항 여객선 팔코(Falco)가 승객 80명을 태우고 발트해 연안에서 시험 운행에 성공했다. 일본도 적극적이다. 2019년 10월 일본 선사 NYK는 자동피항시스템(SSR)이 장착된 2만t급 자동차 운반선의 시운전을 성공시켰다. 중국도 같은 해 12월 '근두운0호'라는 이름의 첫 무인 자율운항선박이 홍콩-마카오 구간에서 시험 항해를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6월 해양수산부가 자율운항선박 개발 지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나선 상태다.

◇ 자율운항선박의 정의

국가ㆍ기관 별로 다양한 개념을 발표하고 있지만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제어해 운항하는 선박이라는 공통적인 정의를 포함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레벨 1~4단계로 자율운항 기술 수준을 정의하고 있다. 레벨 1은 자동화된 프로세스 및 의사 결정 지원 기술을 채택하고 있어 일부 기능이 자동화된 선박을 말한다. 레벨 2는 선원이 탑승한 상태에서 원격 제어가 가능한 선박, 레벨 3은 선원이 탑승하지 않고도 원격 제어가 가능한 선박, 레벨 4는 선박 스스로 의사 결정하는 완전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뜻한다.

자율운항선박이 도입되면 우선 해양사고 방지가 기대된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발생한 해양사고는 3156건으로 대부분 선원 등 인간의 실수로 발생한다. 미국 연안경비R&D 센터에 따르면 선박에서 발생하는 해양사고의 75~96%가 인적 요인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계결함이나 악천후 보다는 운항을 담당한 사람들의 실수로 발생하는 '과실'이 전체의 82%를 차지한다. 해운 인력 부족 현상도 해소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해운 산업이 활황을 보이면서 일단 선원, 간부 선원(해기사) 등 인력 부족 현상이 극심하다. 국제해운회의소(ICS)가 발표하는 해운인력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해기사 인력 부족률은 2.1%인데 2025년에는 18.3%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운용 비용도 대폭 절감된다. 일반적으로 상업용 선박 운용비는 연료비ㆍ인건비가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자율운항으로 선원을 고용하지 않고 운항 거리ㆍ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최근 해운 분야의 핵심 현안인 온실가스 배출 저감도 기대된다.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환경 규제 기준을 대폭 강화했고, 이에 따라 전세계 해운사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선박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LNG 추진 선박 만으로는 부족하다. 조선ㆍ해운업계는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0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40%, 2050년까지 70% 감축해야 한다. 자율운항선박으로 최적의 경제 운항을 한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료사진. 기사와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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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년 2배로 성장한다

자율운항선박 관련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스앤마켓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시장 규모는 71억달러였으며 2030년엔 143억달러로 2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업계에선 자율운항선박 시장이 정부의 규제ㆍ법제화가 동반되지 않는 한 부분적 자율화, 즉 정보관리시스템ㆍ평형수관리시스템ㆍ추진제어시스템 등 각종 선박제어시스템의 자동화가 촉진되면서 자율운항선박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30년까지는 대부분의 선박들이 레벨 1수준에 머무를 전망이고, 기존 선박을 업그레이드하기 보다는 신규 건조 선박에 자율운항시스템을 탑재하는 식으로 확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2030년 이후에는 기술ㆍ시장 문제와 규제ㆍ법률ㆍ보험 등 비기술적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본격적인 원격제어ㆍ완전자율운항 단계가 확산될 수 있다. 특히 지역적으로는 유럽과 조선 강국 한국ㆍ중국ㆍ일본이 몰려 있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자율운항선박 수요가 급속이 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율운항선박.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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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이 기술 선도, 중국이 한국 앞설 수도

현재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은 유럽ㆍ일본이 선도하고 있으며, 한국은 5년 정도 뒤처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유럽은 노르웨이 콩스버그, 핀란드 바르질라, 스위스 ABB 등 전문 솔루션기업들이 연안에서 원격제어가 가능한 수준으로 기술을 개발해 시험 운항을 추진하고 있으며, 빠르면 2030년 연안용 무인 선박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현재 첨단 조선 공법으로 중국을 압도하고 있는 한국이 자율운항선박 관련 특허에선 중국에 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전세계적으로 등록된 자율운항선박 관련 특허는 3000건에 이르는 데, 이중 96%가 중국에 등록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조선 3사가 선박 자동화 기술 관련 특허 등록 건수의 58%를 차지할 정도로 앞서가고 있지만 이중 자율운항 선박 관련 특허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2016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2022년 원력자율운항시스템(SAS) 상용화를 목표로 다양한 크기의 선박의 실증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300t급 예인선 자율운항에 성공했고, 올해도 이달 이후 9200t급 대형 선박의 자율운항 실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2017년 통합스마트십솔루션(ISS)을 개발했고 항해지원시스템(HiNAS), 이접안지원시스템(HiBAS) 등을 잇따라 개발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원격유지ㆍ보수지원, 최적 경제운항 지원 등이 가능한 스마트십 솔루션 DS4를 개발해 HMM에 인도한 최신 컨테이너선에 탑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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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날의 검'

자율운항선박 시대의 도래는 현재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의 조선 산업에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로 다가 오고 있다. 일단 조선산업의 경쟁이 기존의 '가격'이 아닌 '기술'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한때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국 조선 업체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전통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었던 조선업에 친환경ㆍ자율운항 개념이 도입되면서 ICT,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등으로 기술로 승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원천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도 우리나라 조선 산업은 국산 소재ㆍ부품의 자급률이 높지 않다. 일반 선박은 80~90%지만, 고급 기술이 필요한 LNG운반선이나 해양플랜트 등의 경우 50~60% 수준에 그친다. 예컨대 한국이 자랑하는 최고 고부가가치 선박 해양플랜트의 핵심 기자재인 위치제어시스템은 노르웨이산이다.


결국 자율운항선박 시대에 대비해 한국 조선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핵심 장비ㆍ소프트웨어(SW)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는 글로벌 수준의 해양 기자재 업체는 물론 자율운항선박용 센서ㆍ통신ㆍ데이터분석ㆍ제어 기능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도 전무한 형편이다. 정부도 핵심 기술 개발 지원과 함께 국제 표준화를 위한 노력, 테스트베드 해역 조성, 가상 시뮬레이션 장비 구축, 양질의 빅데이터 제공 등의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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