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각자 노력에 국제공조 등으로 시점 늦출 필요도" 전문가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유럽연합(EU)이 오는 2035년부터 사실상 역내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키로 하면서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완성차 업체들이 탄소 감축이라는 환경이슈에 맞춰 탄소중립 계획을 세워 대응하고 있지만, 업체들의 계획보다 탄소중립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040년 미국ㆍ유럽ㆍ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전동화 모델만 판매하겠다고 한 현대차·기아만 하더라도 이를 5년 앞당겨야 하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오는 2035년까지 14년간 자동차업계에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올해 대비 100% 감축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책패키지인 ‘핏 포 55(Fit for 55)’를 발표했다. 사실상 EU 27 회원국 내에서 2035년부터 휘발유, 경유 등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겠단 것이다.

EU는 미국·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분류되며 지난해 기준으론 전 세계 전기동력차 시장의 43.9%(129만여대)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이기도 하다. 그런만큼 EU의 탄소규제는 전 세계 완성차 업계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현대차·기아 역시 유럽 탄소규제에 맞추기 위해 친환경차 판매를 공격적으로 확대해 왔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올 상반기(1~6월)에만 유럽시장에서 전년 대비 115.4% 증가한 15만1693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하반기엔 EV6 등 전용 전기차 모델 출시도 예고된 상태다.

문제는 EU의 이같은 탄소규제 정책이 현대차의 전동화 속도를 ‘초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현대차는 ‘2025 전략’을 통해 오는 2040년 전 라인업의 전동화를 완성하겠단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유럽의 내연차 규제는 이 보다도 5년 가량 내연차 판매 중단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앞서 발표한 2025 전략, 플랜 S 등을 통해 밝힌 전동화 전략을 계획대로 이행 중이며, 각 국의 환경규제에 대해서도 사업계획에 반영하고 달성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EU 내부의 협의과정과 입법절차를 예의주시하면서 동시에 전동화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선 EU가 이번 탄소규제를 입법화 하기까진 적잖은 장애물이 있다고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탄소정책은 선언적인 수준으로,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서유럽과 달리 상대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높은 동유럽 국가들로선 수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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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탄소 규제는 강화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전문가들은 민·관의 협력은 물론 국제적 공조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현실적으로 이번 탄소정책이 입법화 되긴 쉽지 않겠으나, 탄소규제는 지속 강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 "기업은 기술개발, 정부는 인프라 및 제도 구축에 힘을 쏟는 한편, 거시적으론 국제 공조를 통해 관련국들과 유럽의 급진적 탄소정책을 늦추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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