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매장문화재 발견 후 개인 사무실로 가져간 박물관장 유죄 확정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매장문화재를 발견하고 문화재청 신고없이 개인 사무실에 옮겨다 놓은 박물관장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14일 대법원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매장문화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물관 관장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선고유예란 범행이 가벼운 피고인에게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특정한 사고없이 기간을 넘기면 선고를 면하게 해주는 제도다.
앞서 A씨는 지난 2019년 국내 모 박물관 관장으로 근무하던 중 인천의 매장문화재 유존지역 주변을 시찰하다 매장문화재 전돌 (성곽 등 축조에 사용된 전통 벽돌) 5점을 발견하고, 문화재청에 신고하지 않은 채 개인 사무실 등으로 옮겨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행 매장문화재법 제17조는 '매장문화재를 발견하면 발견자나 유존지역의 소유자·관리자 등은 그 현상을 변경하지 말고 발견된 사실을 문화재청장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정에서 A씨 측은 발견한 전돌이 매장문화재란 사실을 몰랐고, 신고 관련 법 규정도 몰랐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또한 연구·조사를 위해 전돌을 사무실로 옮긴 것이므로 이는 '업무상 행위'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피고인의 학력과 경력, 지위, 특히 박물관 관장으로서 인근 지역을 조사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춰 보면, 적어도 발견한 전돌이 매장문화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무실로 옮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매장문화재를 발견하면 문화재청장에게 신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도 범죄의 성립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비록 피고인이 업무를 위해 전돌을 옮겼다고 해도 이를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지역 문화재사업소 소장이자 박물관 관장으로서 전돌을 조사·연구하려는 의도에서 전돌을 옮긴 것으로 보이는 점,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압수된 전돌들도 몰수했다.
2심도 "매장문화재법 제17조가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적용된다는 점은 법률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행위가 업무상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사라진다고 할 수 없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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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도 "원심은 고의와 정당행위,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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