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집시법상 옥외집회 사전신고 조항 합헌"… 처벌조항 5(위헌):4(합헌) 합헌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옥외집회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경찰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하는 개정 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다만 처벌조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5명이 신고를 하지 않고 옥외집회를 개최한 경우를 집시법상 금지된 집회를 연 경우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율한 것은 지나치다는 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에 필요한 정족수(6명)에 이르지 못해 합헌 결정이 났다.
헌재는 집시법상 옥외집회 사전신고 의무를 위반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장애인단체 대표 A씨가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 취소와 함께 옥외집회 사전신고 의무를 규정한 집시법 제6조 1항과 처벌조항인 같은 법 제22조 2항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한 헌법소원 청구 사건에서 청구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 5월 22일 오후 광주시의회 앞 광장에서 신고를 하지 않고 약 600명과 함께 확성기, 플래카드, 피켓 등을 이용해 '사회복지 종사자 단일 임금체계도입' 등의 내용으로 연설 및 구호 제창을 한 후 장미 퍼포먼스를 하는 등 미신고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2018년 4월 5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A씨는 2018년 6월 29일 옥외집회 사전신고 의무를 규정한 집시법 제6조 1항이 집회의 허가를 금지한 헌법 제21조 2항에 위반되고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반되며, 처벌조항인 같은 법 제22조 2항은 과잉형벌이라고 주장하며 두 조항의 위헌 확인과 함께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을 냈다.
사건이 발생할 당시 집시법 제6조 1항은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주최하고자 하는 자는 그 목적, 일시, 장소, 주최자(단체인 경우에는 그 대표자를 포함한다)·연락책임자·질서유지인의 주소·성명·직업·연락처, 참가예정단체 및 참가예정인원과 시위방법을 기재한 신고서를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720시간전부터 48시간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헌재는 앞서 집시법 제6조 1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과거 결정을 언급하며 "선례의 판시이유는 여전히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선례와 달리 판단할 특별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선례의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앞선 결정에서 헌재는 ▲'집회'라는 개념이 불명확하다고 볼 수 없고 ▲집시법은 일정한 신고절차만 밟으면 일반적·원칙적으로 옥외집회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므로, 집회에 대한 사전신고제도는 헌법 제21조 2항의 사전허가금지에 위배되지 않으며 ▲옥외집회가 개최되기 48시간 전까지 사전신고를 하도록 규정한 것이 지나치다고 볼 수 없다는 등 이유로 헌법상 사전허가금지와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처벌조항에 대해서도 ▲미신고 옥외집회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위험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고 ▲이에 대하여 행정형벌을 과하도록 한 것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그 법정형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과중한 처벌이라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합헌 결정했다.
다만 옥외집회 사전신고 의무를 규정한 집시법 제6조 1항에 대해서는 9명의 헌법재판관 중 4명이, 이를 위반할 때 처벌하는 집시법 제22조 2항에 대해서는 5명이 위헌 의견을 냈다.
이석태·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옥외집회가 열리더라도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 질서가 침해될 개연성 또는 예견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사전신고의무를 부과할 실질적인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옥외집회에 대해 일률적으로 사전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형벌을 가하도록 한 것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선애 재판관은 "집시법은 집회 시까지 채 48시간이 남아 있지 않은 긴급집회를 주최한 경우에 대해 정하고 있지 않다"며 "긴급집회에 대해서 예외를 두지 않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청구인의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이들 4명의 재판관과 문형배 재판관은 처벌조항에 대해 "행정절차적 협조의무인 옥외집회에 대한 신고의무의 이행 확보는 과태료 등 행정상 제재로도 충분함에도 이에 대해 형벌의 제재를 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킨다"고 밝혔다.
또 "옥외집회에서 폭력행위 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형법 등에 의해서도 제재가 가능하다는 점까지 고려해 본다면, 처벌조항이 오로지 신고의무 불이행에 대해 최장 징역 2년 또는 최고 200만원의 벌금까지 부과될 수 있도록 정한 것은 그 죄질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겁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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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처벌조항은 미신고 옥외집회의 주최자를 집시법이 금지하는 옥외집회 주최자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율하고 있어 법익침해의 정도가 질적으로 현저히 다른 것을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으로,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규정한 것"이라며 위헌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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