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후 유죄선고 받은 첫 유명인…수십명 성폭행
하급심 뒤집은 대법 "공정한 사법절차 누리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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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성범죄로 수감됐던 미국 코미디언 빌 코스비(83)가 풀려나자 여성 권리 활동가와 단체를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1일 외신이 보도했다.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시작된 이후 미국의 유명인사 중 처음으로 성범죄 유죄 선고를 받은 코스비가 석방되면서 그동안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코스비의 성폭력 유죄 선고를 기각하고 석방을 명령했다. 2018년부터 2년 넘게 복역 중이던 그는 판결이 나온 즉시 석방됐다.


주 대법원이 하급심 판결을 뒤집은 것은 성폭력 혐의 자체를 부인한 것이 아니라 그가 공정한 사법 절차를 누리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스비는 석방 이후 트위터를 통해 "나는 그동안 내 입장이나 관련 이야기를 바꾼 적이 없다"면서 "그동안 항상 결백을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법조계와 여성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미투 운동을 후퇴시킬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의 평등을 지지하는 비영리 그룹인 '위민 인 필름'(Women in Film)은 성명을 내고 "(형사사법) 시스템이 형 선고를 이끌었던 증거가 아니라 기술적 허점을 이유로 수십 명의 고소인을 무시했다"면서 "이는 피해자들에게 앞으로 나서는 것이 '가치 없는 일'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투 운동 시발점인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폭로 이후 등장한 단체인 '타임스 업'(Time's Up)은 코스비 관련 피해자들이 "큰 힘을 가진 이에게 맞서기 위해 개인적 위험을 감수하는 커다란 용기를 냈던 이들"이라고 강조했다.


티나 첸 회장은 "코스비에 대한 판결이 다른 피해자들이 말하는 것을 단념시키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더 나은 조치를 구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스비 성폭력 피해자인 안드레아 콘스탄드와 변호인은 이번 판결이 "실망스러울 뿐만 아니라 형사사법 시스템에서 성폭력에 대한 정의를 추구하는 이들을 단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코스비는 2004년 모교인 템플대의 여자농구단 직원 콘스탄드에게 약물을 먹여 기절시킨 뒤 필라델피아 교외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1심 법원에서 징역 3~10년을 선고받았다.


1980년대 인기 시트콤 '코스비 가족'에서 모범적인 아버지 역으로 인기를 끌며 한때 미국에서 '국민 아빠'로 통했던 그는 50년간 50명 이상의 여성에 성폭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부분 공소시효가 지나 콘스탄드에 대한 혐의만 기소가 이뤄졌다.


2005년 검찰은 형사 기소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 코스비에게 불기소를 약속하는 대신 민사 소송에서 증언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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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그러나 추후 민사 재판 증언 등을 근거로 코스비를 전격 체포해 성폭력 혐의로 기소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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