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자금세탁·테러자금 면책이 말이 되냐" 은행연 요구 일축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자금세탁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은행에 책임을 묻지 않는 면책 요구와 관련해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은행연합회가 금융위 전달한 면책 관련 의견서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 위원장은 1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에 대해 면책을 준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미국 등이 테러자금에 대해 면책을 주는 것이 용납되겠냐"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자금세탁 등에 대한 1차 책임은 은행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은 위원장은 또 "우리 금융당국이 면책해준다 한들 미국에서 자금세탁방지로 은행이 벌금을 내면 괜찮은 일이겠냐"며 "자금세탁 문제로 우리 은행이 뉴욕에서 거래 못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자금세탁 문제가 생기더라도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심사 과정에서 은행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으면 은행에는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금융위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 위원장 말처럼 자금세탁 등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면책기준'이 설령 마련된다고 해도 효과는 미지수다. 면책기준을 마련한다고 해도 이는 국내에서만 통용될 뿐 해외 정부나 금융당국의 제재를 피하는 수단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자금세탁 사고 등에 대한 민감도가 크다. 자칫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은행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금융망 접근 차단 등의 제재를 받는 일이 발생한다. 미국 금융망 접근이 차단된다는 것은 달러 거래를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사실상 은행 입장에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가상화폐 거래소 전담조직 신설과 관련해선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은 위원장은 "현재 적극적으로 나서 컨설팅이 등록심사까지 맡고 있다"며 "의욕만 갖고 할 수 없으니 인력이 필요하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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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매각 문제에 대해선 통매각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은 위원장은 "통매각을 해서 고용이 유지되고 소비자가 보호되는 것이 은행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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