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크래프톤 '퇴짜'는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때문에?
과거 장외지분 판매시 명의개서 정리 안돼 생긴 '해프닝'
업계에선 공모가 두고 논란 여전…"지나치다" VS "IP사업 고려시 적절"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 크래프톤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요구했다.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실상은 명의개서(주주명부에 성명과 주소를 기재하는 행위)에 단순한 기재 누락이 있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 받았다. 일각에서는 ‘공모가 거품’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실상은 단순한 기재 누락 때문으로 확인됐다. 특히 과거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세를 얻었던 이모 씨가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청담동 주식부자의 나비효과=크래프톤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이 씨가 수년 전 블루홀(현 크래프톤) 지분을 백여명에게 팔았는데 이에 대한 명의개서가 제대로 정리가 안 돼 금감원이 신고서에 이를 기재하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주식 투자 관련 사기혐의로 징역 3년6개월과 벌금 100억원, 추징금 123억원가량을 선고 받은 이씨가 오히려 좋은 주식을 여러 사람에게 팔았기 때문에 생긴 해프닝이라는 것이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여러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며 "진행 중인 사항이라 세부 내용을 언급하기는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요구에 따라 크래프톤 IPO의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일반투자자 청약 일정을 다음달 말에서 8월초로 조정할 예정이다. 다음달 22일이나 8월2일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고평가 논란은 여전=해프닝과는 별개로 당분간 공모가 고평가 논란은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최근 증권신고서 제출을 통해 IPO를 공식화하고 주당 희망 공모가를 45만8000~55만7000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통해 시가총액을 역산하면 35조원 규모다. 전날 종가 기준 국내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의 시총 18조원의 두배에 달한다. 통상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단숨에 시총 10위권에 들어설 수 있는 규모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과도하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크래프톤이 설정한 주가수익비율(PER)이 40배를 넘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대형 게임주의 PER이 30~35배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높게 산정했다는 평가다. 배틀그라운드 외의 성공작이 없는 만큼 시총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적 변수가 큰 중국 로열티 비중이 이익의 90%에 달하는 점도 우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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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은 콘텐츠 기업으로 확장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희망 공모가는 국내 주요 게임사 외에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 등 미국 콘텐츠 업체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 책정됐다. 이미 크래프톤은 IP사업을 활발히 확장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IP를 활용해 배우 마동석 주연의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선보이는 한편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의 기초가 될 다큐멘터리도 내놓았다.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등의 IP를 확보해 게임 및 2차 창작물 제작도 추진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며 "55%가량인 외국인 배정 물량이 2배 이상 오버부킹된 상황이라 크래프톤 인기는 여전하다"며 "인도 시장 흥행과 배틀그라운드 후속작이 안착되면 현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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