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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덕평물류센터 2018년에도 담뱃불 화재…관리자 "이탈말라"

최종수정 2021.06.21 20:53 기사입력 2021.06.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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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노조, 18일 기자회견
화재 예방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촉구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실시해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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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노동계는 18일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관련해 "오로지 '빨리빨리'만 외치는 노동환경과 속도전쟁이 사고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쿠팡에 근로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노동환경을 조성하고 화재 조사, 재발방지책 마련에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에 대형 화재가 난 경기도 이천의 덕평물류센터에선 2018년에도 담뱃불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적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조합인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상길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물류센터 특성상 화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국에 산재한 물류센터를 점검하고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책을 내놓고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김한민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오로지 빨리빨리만 외치는 쿠팡의 노동환경과 속도전쟁이 사고를 만들었다"며 "조금 느리더라도 노동자 안전을 최우선하는 노동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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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고로 이어지는 물류창고 화재
"현장 근로자 적은 시간대 발생 '천운'"

잊혀질 만하면 발생하는 물류센터 화재 사고가 또다시 일어났다.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일쑤다. 지난해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화재 사고로 38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발생한 물류창고 화재사고는 총 6625건으로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144명으로 집계됐다. 재산 피해액은 2700억원에 달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물류센터 화재는 건물 규모가 워낙 크고 내부에 택배포장에 사용되는 종이상자, 비닐 등 불에 타기 쉬운 물건이 많아 진압이 어려웠다. 화재가 발생한 지하 2층은 '허브'라고 불리는 곳으로, 짐을 싣고 내리는 장소다. 물품 진열대 선반 상부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불꽃이 일었던 것이 최초 발화요인으로 추정된다. 물류센터 작업장엔 늘 먼지가 쌓여있어 누전·합선 시 화재 발생 위험이 높다.

다행히 하루 중 근무 직원이 가장 적은 시간대에 발생해 현장 근로자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박 부위원장은 "이번 사고를 '천운'이었다고 말한다"며 "화재 초기에 발견했고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던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나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쿠팡은 30여개 도시에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대구에는 축구장 46배, 2500명이 일할 규모의 물류센터를 짓기 위해 공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쿠팡은 지금부터라도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8년에도 담뱃불 화재 발생..
관리자는 '자리 이탈하지 말라'고"

쿠팡 물류센터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작동이 많다는 이유로 꺼둔 스프링클러는 지연 작동됐다"며 "현장 노동자들은 당일 안내된 경고 방송도 오작동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현장의 증언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먼저 화재를 발견한 단기 사원이 있었지만 휴대폰이 없어서 신고를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했다. 대피 안내를 받기는커녕 상황 설명조차 듣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해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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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의 김혜진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말 이천시 비정규직노동자 지원센터의 요청으로 덕평물류센터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적이 있다"며 "산재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제보가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 현장 근로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2018년에도 담뱃불로 인한 화재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그때는 바깥에 박스를 쌓아둔 곳에서 담배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며 "굉장히 많은 연기가 물류센터 안으로 들어왔고, 노동자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관리자는 '자리를 이탈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 노동자가 이 말에 화가나서 관리실로 올라가서 따졌더니, 그 다음부터 그는 덕평물류센터에서 일할 수 없게 됐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 집행위원장은 '하인리히 법칙'을 소개하며 "참사가 발생할 무수히 많은 조짐이 있었다"며 "무시된 신호들이 쌓이면 다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현장 근로자의 증언을 인용해, 물류센터 내부 통로와 계단에 택배박스와 같은 적재물이 많이 쌓여있어 화재 발생 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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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창업자 김범석, 韓 공식 직위 사임
"남은 대표들, 사회적 책임의식 가져야"

노동계는 쿠팡에 화재 예방과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연간 최소 2회 이상 물류센터 직원 화재대응 훈련 실시 ▲재난안전 대비 인원 증원 ▲관리자 대상 재난안전 교육 ▲전체 쿠팡물류센터 안전 점검 및 대응 마련 등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화재사고 조사에 노조 참여를 보장하는 한편 고용부는 쿠팡 물류센터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쿠팡의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해외 진출을 이유로 한국 법인의 모든 공식 직위에서 물러난 점도 문제 삼았다. 이나래 상임활동가는 "중대재해처벌법에서 빠져 나가려는 것 아닌가 싶다"며 "굉장히 우려되고 굉장히 부끄러워해야 할 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쿠팡의 남은 대표들은 이번 화재 사고에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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