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대법원.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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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대출을 받으려면 대출금과 이자 지급을 위한 체크카드가 필요하다"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말에 속아 카드를 빌려줬다면, 대출을 '대가'로 인식한 경우로 볼 수 없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0일 대법원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2019년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대출상담을 하던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체크카드를 보내주면 대출을 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조직원이 보낸 퀵서비스 기사에게 본인 명의의 체크카드를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3항은 '누구든지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체크카드를 비롯한 전자금융거래를 위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등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상적으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받을 기회를 얻기로 약속하면서 체크카드를 내준 것"이라며 "대출받을 기회와 체크카드 교부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도 이 같은 판단이 옳다고 보고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출에 대한 원금 및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카드를 내줬다"며 "이는 대출 또는 대출의 기회라는 경제적 이익에 대응하는 대가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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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피고인은 거짓말에 속아 체크카드를 준 것"이라며 "원심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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