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국 최초 '농민기본소득' 도입한다…농민에 월 5만원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가 이르면 오는 10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도내 일부 시군 농민을 대상으로 1인당 매월 5만 원씩 '농민기본소득'을 지급한다.

농민기본소득은 중앙정부의 직불금이나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농민수당과 달리 농가 단위가 아닌 개별 농민 모두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과 유사한 형태의 지원금이다.

도는 6월까지 조례 제정 등 사업 시행에 대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도에 사업을 신청한 시군부터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도에 제안서를 제출한 시군은 여주, 포천, 연천, 양평, 이천, 안성 등 6곳이다.

이어 농민기본소득 지원 대상 시군으로 최종 확정되면 시군은 7~8월 두 달 간 해당 지역 거주 농민들을 대상으로 농민기본소득 신청을 받는다.

도는 이 사업을 위해 총 352억원의 사업비 중 도비 176억원을 이미 확보했다. 여기에 해당 사업을 시행하는 시군이 176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도는 재원이 확보되면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간 15만원을 지급한다. 총 수혜자는 23만 여명으로 추산된다.

지급 대상은 농민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시군에 최근 연속 3년 또는 비연속 10년간 주소를 두고 거주하면서, 해당 시군(연접시군 포함)에 농지(사업장)를 두고 1년 이상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농민이다.

농민기본소득 신청을 하면 농민이 참여하는 농민기본소득위원회에서 농업 경영체 등록 정보와 현장 조사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다만 중앙 정부의 직불금 부정 수급자, 농업 외 종합소득이 3700만원 이상인 사람, 농업분야에 고용되어 근로소득을 받는 농업 노동자는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

농민기본소득은 시군 지역화폐로 월 5만원 또는 분기별 15만원이 지급되며, 지급일로부터 3개월 내 사용해야 한다. 지급은 월 단위를 기본으로 하되, 시군에 따라 분기별 지급이 가능하고 지역화폐 부정 유통 방지를 위해 원칙적으로 지역화폐카드로 지급키로 했다.

농민기본소득 기본계획은 경기도 홈페이지(www.gg.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도는 시군 공무원 및 지역 활동가를 통해 농민기본소득 신청방법을 안내하는 등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안동광 도 농정해양국장은 "농민기본소득은 농민의 기본권 보장 및 소득불평등 완화, 농업ㆍ농민의 공익적 역할에 대한 사회적 보상을 위한 것"이라며 "전 사회 구성원에게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국에서 처음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철저한 준비를 통해 하반기 지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농민기본소득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처럼 지역화폐로 지급하며 지급일로부터 3개월 내 사용하도록 해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