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1차 공판서 우발적 범행 주장
유족 "인간이 아니다…이 세상 존재해선 안 돼"
오는 6월 29일 2차 공판기일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 침입해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태현이 9일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에 앞서 얼굴을 공개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 침입해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태현이 9일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에 앞서 얼굴을 공개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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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태현(25)의 재판 절차가 1일 시작됐다. 김씨 측은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피해자의 가족까지 살해하려던 것은 아니었다며 우발적 살인임을 주장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오권철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살인·특수주거침입·경범죄 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김씨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검찰 송치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다. 공판기일은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피고인이 의무적으로 출석해야 한다. 수의를 입고 페이스실드와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들어선 김씨는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고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앞만 응시했다.


김씨 측은 이날 재판에서 피해자 A씨를 제외한 여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한 것은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범행 결의 단계에서 첫 번째 두 번째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같이 게임을 하던 친구들이 피고인을 비난하는 것이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험담을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빠졌고 이것이 주요 살해 동기"라며 "범행 이후 도주하지 않고 자살하려고 했던 점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재판엔 피해자 유족과 변호인, 범죄피해자지원센터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유족 측은 재판 도중 발언 기회를 얻어 "저 살인마가 사람을 3명이나 죽여 놓고 자신은 살고 싶어서 반성문을 쓴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이없다"면서 "저건 인간도 아니고 이 세상에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재판부가 저런 인간이 사회에 나와선 안된다는 것을 꼭 증명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청석에 앉은 유가족들은 검사 측이 공소사실을 읽는 동안 눈물을 보이거나 흐느끼기도 했다. 재판 내내 앞만 응시하던 김태현은 유족이 발언을 하자 얼굴이 상기된 채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모습도 보였다.


검찰은 지난 4월 27일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재판 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반성문을 써냈다.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가 반성문 제출과 관련해 접견 당시 제출 의사를 표시하긴 했으나 내용과 횟수 등에 대해 특별히 관여하진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는 지난 3월 23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를 찾아 차례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온라인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 A씨가 만남을 거부하고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피해자의 근무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범행 후 갈아입을 옷까지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김씨가 A씨의 거주지를 찾아갔을 때 집에는 A씨의 동생만 있었다. 김씨는 상품 배달을 가장해 문을 열게 한 뒤 동생을 살해하고 뒤이어 귀가한 어머니와 A씨까지 차례로 살해했다.


그는 범행 전 A씨를 협박해 휴대전화 잠금 패턴을 알아냈고, 범행 이후 집에 있는 컴퓨터를 켜 A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접속, 자신과 관련한 대화내용 및 친구목록 등을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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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의 2차 공판은 오는 6월29일에 열릴 예정이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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