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시작 김오수 총장 난제 산적…‘정치적 중립’ 우려 불식이 최우선
‘수사 개시’ 제한하는 조직 개편안에 반대 목소리 낼지 주목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1일 임기를 시작한 김오수 검찰총장(58·사법연수원 20기)이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검찰 안팎의 우려를 불식하고 ‘공정한 수사’와 ‘조직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장 정권에 부담이 되는 복수의 사건들에 대한 수사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다 곧 단행될 인사는 검찰의 수사 개시 권한을 대폭 제한하는 조직 개편과 맞물려 있어 그가 어떤 목소리를 낼지는 총장으로서 향후 행보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김 총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개시한다.
총장에 취임한 그는 제일 먼저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논의해야 한다. 법무부가 6월 초순경 인사 발표를 예고한 만큼 이르면 이번 주 후반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박 장관은 인사를 앞두고 총장의 의견 청취 절차를 실질화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고검장·검사장 승진 대상이나 주요 보직의 후임자로 ‘친(親)정부’ 성향의 검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어 김 총장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번 인사를 앞두고 박 장관은 검찰에 남은 ‘6대 범죄’에 대한 형사부의 수사마저 제한하고, 수사 개시에 총장이나 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검찰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미 대검은 이 같은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에 대한 일선 검찰청의 명확한 반대 입장을 법무부에 전달했는데, 김 총장이 과연 박 장관에 맞서 검찰의 입장을 대변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조남관 총장 직무대행이 김 총장에게 결정을 미룬 예민한 사건들의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 역시 부담스러운 숙제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과 관련 대전지검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에 대한 기소 방침을 정했고, ‘택시기사 폭행’ 혐의를 받는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나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작성·유출’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나같이 정권에 부담이 되는 사건들이다.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의 경우 김 총장 본인도 사건에 연루돼 있어 직접 보고를 받거나 수사를 지휘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기소 여부가 곧 결론 난다. 오인서 수원고검장은 조 대행이 이 비서관의 기소를 결재하지 않고 미루는 것에 반발,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이밖에도 김 총장은 ‘채널A 강요미수’ 사건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사건들에 대한 수사도 마무리해야 한다.
수사 권한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수사권이 조정된 경찰과의 적정한 관계 설정 역시 그에게 남겨진 과제 중 하나다.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설치를 통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검찰개혁의 완성으로 생각하는 여권을 어떻게 설득해 검찰의 권한을 지켜낼지도 주목된다.
김 총장은 취임 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조직 안정’을 꼽은 바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잇따른 검찰개혁 추진과 지난해 ‘추·윤 갈등’ 국면에서 편이 갈린 검찰 조직을 다시 통합하고 추스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가 자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치적 중립성’과 ‘검찰의 독립성’을 지켜나가는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정무직인 차관이었을 당시와 검찰의 총수가 된 현재는 완전히 처신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직 고검장 A씨는 “김 총장은 과거 TK(대구·경북) 정권 때도 반골적인 성향보다는 비교적 위에서 시키면 잘 따르는 스타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A씨는 박 장관의 검찰 조직 개편 추진과 관련 “수사권은 검찰이나 경찰이 갖는 것이고 장관은 총장을 통해 지휘하는 정도다. 이번 개편안은 장관이 직접 수사 개시를 결정하겠다는 건데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김 총장이 분명히 자기 의사를 밝혀야지 시작할 때부터 분명히 잘못된 것에 반대를 안 한다면 앞으로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것밖에 더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직 고검장 B씨는 “김 총장은 업무와 관련해서는 늘 오픈돼 있고 진취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검사장을 하면서 기존의 타성에 젖지 않고 개혁적인 발언도 많이 했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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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검찰 조직 개편과 관련 “법무부냐 대검이냐를 떠나서 국민과 국가의 사법체계를 보면서 뭐가 맞는지 따라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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