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급등에도 투자 부진…인플레이션·탄소제로 정책 차질 우려
WSJ "주주들 배당 확대 요구에 광산업체들 투자 주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광산업체들의 신규 개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광산업체 이익은 늘었지만 배당금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향후 원자재 공급 불안이 지속,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세계 각 국이 추진하고 있는 탄소 제로 정책을 목표대로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앞서 10년 전 도래했던 원자재 강세장 시기와 비교하면 광산업체들의 신규 투자가 줄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영국 투자은행 리베룸 집계에 따르면 세계 45개 대형 광산업체의 자본 지출(Capital expenditure)은 지난해 30% 늘어 750억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배당은 두 배로 늘어 661억달러로 집계됐다. 투자에 비해 배당이 눈에 띄게 증가한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앞선 원자재 강세장이 나타났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10년 전 원자재 강세장의 끝물이었던 2012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자본지출은 3분의 1 감소한 반면 배당은 125% 늘었다.
이처럼 배당이 늘고 투자가 감소한 이유는 10년 전 강세장의 경험 때문이다. 당시 원자재 강세에 기댄 과잉 투자와 인수합병이 이뤄지면서 이후 광산업계가 오래도록 침체를 겪었기 때문이다.
WSJ는 현재 광산업체들이 주주들의 배당 확대 요구에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세계적인 광산업체인 리오틴토, BHP빌리턴, 글렌코어의 올해 합작 이자ㆍ세금ㆍ감가상각 전 이익(EBITDA)이 1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금속 가격이 저가에 머물렀던 2015년 440억달러에 비해 세 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하지만 주요 광산업체의 자본지출 규모는 올해 6%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구리 광산 투자지출은 10%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구리 가격이 지난 1년간 두 배로 올랐는데 신규 구리 광산 개발이 한 건도 승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구리 수요가 2030년까지 40% 늘 것이라며 공급이 820만t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리 가격은 이달 초에는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며 t당 1만762달러까지 올랐다.
구리는 친환경 시대에 수요가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구리와 함께 전기차, 풍력 터빈, 배터리 등에 쓰여 친환경 시대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리튬과 코발트 공급도 절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광산에서 채굴할 수 있는 리튬과 코발트의 양은 2030년까지 필요한 수요의 절반 밖에 못 채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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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의 타일러 브로다 애너리스트는 결과적으로 탄소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비용이 더 비싸지고 구조적인 인플레이션이 계속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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