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진입땐 생계위기" 외치지만…소비자 피해는 나몰라라
국내 중고차 시장은 대표적인 진입규제 산업
허위매물, 주행거리 조작, 사기, 강매 등 빈발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허위매물과 주행거리 조작 등 사기, 강매 등 지속적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중고차 산업도 대표적인 진입규제 산업이다.
다수의 소비자는 국내 중고차시장이 불투명하고 혼탁해 국내 완성차 업체의 진출로 보다 투명해지길 바라고 있지만 중고차 업계의 반발과 정부 규제로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완성차 업계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 중고차 업계는 다음달 중 ‘자동차산업발전협의회’(가칭)를 출범시키고 대기업 중고차시장 진출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시장 규모만 20조원에 달하는 국내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신규 진출과 확장 등이 제한돼 왔다. 이후 2019년 초 지정 기한이 만료됨에 따라 법적으로는 대기업의 진출이 가능해졌지만 기존 중고차업체들의 반발이 심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대기업의 진출을 아직 인가하지 않은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기업의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고차 업계는 대기업 진출로 자동차 매매업 생태계가 파괴되고 6000여개 업체의 생계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반면 상당수의 중고차 소비자들은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 80.5%가 ‘국내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혼탁·낙후돼 있다’고 응답했다.
중고차 매매시장에 완성차 제조 국내 대기업이 진입하는 데 찬성하는 소비자는 63.4%로 반대하는 소비자 14.6%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자동차관련 시민단체인 교통연대가 이달 12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중고차 시장 전면개방 촉구 온라인 서명운동’의 참여자는 1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허위매물도 심각하다. 경기도가 지난해 6월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매물 95%가 허위매물로 드러났다.
국산차 진입 막은 동안 수입차는 승승장구
진입규제가 없는 수입차와의 역차별 문제도 제기된다. 국산 완성차 업체들은 중고차를 판매하지 못하는 동안 BMW의 경우 인증 중고차 판매량이 2014년 3820대에서 2018년 1만1687대로 뛰었고, 벤츠는 같은 기간 550대에서 4640대로 늘었다.
중고차시장이 낙후되면서 신차 판매와 수출경쟁력 등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재구매 고객이 늘고 신차 판매량까지 증가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낙후된 국내 중고차시장으로 국산 중고차의 수출 경쟁력도 저하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중고차 품질관리로 해외 신뢰도가 높아 중고차 수출액이 한국의 6.5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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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 KIAF 회장은 "중고차시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신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나 진입규제로 인해 혁신 취약하다"며 "중고차 경쟁력이 신차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완성차업체와 수입차의 역차별은 조속히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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