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구치소 집단감염’ 피소 4개월 만에 답변서 제출한 법무부… “코로나19 방역 조치 다했다”
신종감염병인 코로나19의 특성·구치소의 특수성 언급… “고의·과실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합의부로 이부 신청 기각돼… 다음달 15일 첫 변론기일 열려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수용자와 가족들로부터 여러 건의 소송을 당한 법무부가 소장 접수 4개월 만에 뒤늦게 제출한 첫 준비서면(답변서)에서 ‘초동대처 미흡’ 등 구치소 측 과실을 전면 부인했다.
법무부는 답변서에 신종감염병인 코로나19의 특성과 구치소의 특수성을 언급하며 “필요한 조치를 다 했다”고 밝혔지만, 다수의 수용자나 가족들의 진술과 배치돼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를 대리 중인 정부법무공단은 동부구치소 수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모씨(24) 등 9명이 대한민국과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답변서를 지난 20일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35단독)에 제출했다.
1월 20일 소장이 접수된 지 4개월 만으로, 통상 소장 접수일로부터 한 달 이내의 기간에 답변서를 제출하라는 석명준비명령이 내려지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늦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이씨는 지난해 말 5명의 수용자 중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실의 나머지 2명과 함께 기거하게 되며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며 2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답변서에서 법무부는 ▲초동대처 미흡 ▲밀접접촉자 미분리 ▲마스크 미지급 ▲온수 미사용 ▲먹을 수 없는 도시락 제공 등 동부구치소 수용자나 가족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법무부는 “바이러스 배출시기 등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한 감염병과는 전혀 다른 코로나19의 특성과 극단적인 공간적 제약 등을 갖고 있는 구치소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피고는 주어진 여건 하에 관계 법령을 준수하여 교정행정 및 방역에 최선을 다했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배상법상 법령 위반이나 담당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들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거나 오해에 기반을 둔 것으로서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증상이 외부로 드러나기 전부터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코로나19의 특성과 수용시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의 ‘격리’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치소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한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로 현재 법무부를 상대로 복수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나머지 재판들은 아직 첫 기일이 잡히지 않았고, 법무부의 답변서도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이번 소송을 대리 중인 박진식 법무법인 비트윈 변호사는 또 다른 수용자와 가족 등 40명의 원고가 참여한 사건과 병합심리를 받기 위해 같은 법원 제18민사부(합의)로 이부해줄 것을 재판부에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첫 변론기일은 다음달 15일로 잡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박 변호사는 “어차피 쟁점과 증거가 같은 동일한 사건인데다, 합의부에서 ‘이부가 되면 변론을 병합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부 신청이 기각된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변론기일에서 다시 이부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