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증거 곧 나올 것"…'한강 대학생 사건' 돈벌이 이용하는 무속인 유튜버들
"범인 있다", "증거 나올 것" 거짓 퍼트리는 유튜버들
시민들 "타인 죽음 돈벌이로 이용", "양심 있나" 비판
이수정 교수 "자극적 콘텐츠 이익 얻는 유튜버, 혼란 빠지게 해"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한강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 사고와 관련해 일부 유튜버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무분별하게 퍼트려 우려를 낳고 있다.
한 무속인 유튜버는 손씨의 사망이 '계획적인 타살'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손씨가 '폭행을 당했고, 결정적 증거가 곧 나올 것'이라는 등 허위 정보를 양산하고 있다. 전문가는 터무니없는 주장의 확산은 진실과 거짓을 규명하기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유튜브에는 손씨 사고와 관련해 무속인의 의견을 듣는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이 영상들은 '한강 의대생 실종사 친구 A씨의 실체 범인은?', '반포 한강공원 의대생 단순 익사가 아닌 확실한 타살', '한강 의대생 사망 사건, 감추어진 진실의 전말은?' 등 자극적인 제목을 내걸고, 손씨 사고에 다른 범인이 있다거나, 타살의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무속인은 "저는 거의 확신한다. 이 사건은 익사 사고가 아닌 계획적인 타살"이라며 "(손씨의) 억울함을 우리가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범인이) 특정적인 누구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알 분들은 다 알 거라고 생각한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라며 "진실을 알고 있는 범인은 빨리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무속인 유튜버는 '신령님과의 접신'을 통해 손씨의 사망 원인을 추정하기도 했다. 그는 "(손씨와 친구 A씨 사이에) 다툼이 있었고, 손씨 머리 부분에서 발견된 2개 상처는 어떤 물체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 물체는 A씨의 휴대폰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 사이에 "여자 문제가 분명히 있었다"라며 "곧 5월 중순 안에 결판이 난다. 결정적인 블랙박스 등 증거가 나올 것이고, 그 증거에 여자의 사진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 영상들의 조회 수를 합하면 약 70만에 이른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말씀에 믿음이 간다.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본다", "누가 봐도 계획적인 살인이다", "사고사로 판단한 경찰들은 천벌 받을 것" 등 대부분 영상의 내용에 동조하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 사이에선 유튜버들의 이 같은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실 확인이 안 된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것도 모자라 손씨 사고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직장인 이모(29)씨는 "누군가의 고통과 아픔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이용하는 유튜버들은 양심이 있나"라며 "과학적 근거도 없는 거짓 정보는 손씨나 손씨 가족에게 결코 좋은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손씨 사고와 관련해선 이전에도 온갖 억측과 거짓 정보가 난무해 혼란이 빚어진 바 있다. 친구 A씨가 경찰 고위 관계자의 조카라는 루머가 퍼지는가 하면, A씨 아버지가 강남세브란스병원의 교수라는 정보가 확산하기도 했다. 이 정보들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1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억측과 음모를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 측 법률 대리인은 "고인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그간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경찰 수사결과를 보고 A군과 A군의 가족들을 판단하셔도 늦지 않으실 것"이라며 "부디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도를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은 삼가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는 터무니없는 주장의 확산은 진실과 거짓을 규명하기 어렵게 해 혼란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수사기관이 초기에 수사 방향이나 진행 과정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못한 부분은 있다. 그 사이에 다양한 음모론이 쏟아졌다"라며 "이는 디지털 공간의 속성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다 만들어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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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튜버들은 영상으로 금전적 이익을 얻는데 클릭 수를 얻기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아이템을 찾는다"라며 "지금은 수사를 통해서 이번 사고가 과학적으로 타살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 밝혀지고 있다. 이에 일부 유튜버들은 무속인을 동원하고 초자연적인 의견까지 더해 자극적 음모론을 만들어낸다. 이런 허위 주장의 확산은 진실과 거짓을 규명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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