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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글로벌 노동시장의 변수 '중국 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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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노동인구 감소는 차이나플레이션 야기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국가통계국이 제7차 중국 인구센서스를 발표했다. 중국은 10년에 한 번 전국적인 인구조사를 한다. 이번 통계 발표에 앞서 중국 인구 수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해외 언론들이 중국 인구가 14억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자, 중국 언론들은 14억명 이상이라고 맞받아쳤다.


남의 나라 인구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반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출산율 세계 최하위 국가인 한국에선 더욱 그렇다. "내(한국) 코가 석잔데 지금 남(중국) 걱정하게 생겼나"라는 반문이다. 맞는 말이다.

중국 인구는 저임금 노동력이라는 측면에서 우리와 결이 다르다.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이라는 이름으로 앞다퉈 중국에 공장을 세웠다. 인건비가 저렴한 곳에서 재화(상품)를 생산하면 그만큼 원가경쟁력이 생긴다. 원가경쟁력은 기업의 경쟁력이다. ‘글로벌’이라고 쓰고 ‘저임금’이라고 읽어도 틀리지 않다. 중국 인구가 전 세계 노동시장의 변수인 셈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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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노동력은 전 세계 상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하면 상품 가격이 오른다. 중국산 상품 가격 상승이 전 세계 물가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이를 차이나플레이션(차이나+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인플레이션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나 금리와 같은 정책수단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차이나플레이션은 금융기법으로 대응할 수 없다. 중국 대체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인건비가 이미 많이 올라,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는데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냐"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이 역시 맞는 말이다.


중국이 노동인구 감소로 더 이상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은 10여년 전부터 제기됐다. 2010년을 전후 중국이 ‘루이스 전환점(Lewisian turning point)’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루이스 전환점이란 농촌의 값싼 인력이 2차 산업에 유입, 저개발국가의 성장을 이끌지만 일정 시점에 도달하면 잉여인력(농촌인력) 부족 현상을 겪게 되고, 이는 임금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성장이 둔화된다는 이론이다. 중국 지도부가 14차5개년계획(2021∼2025년) 기간중 5∼6%의 성장률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배경도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과거 달성한 두 자릿수 고도성장은 앞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중국 지도부도 인지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주요 경제 전략인 쌍순화정책도 루이스 전환점과 맥이 닿아 있다. 세계의 공장을 ‘세계의 시장’으로 만들어 지속 가능한 경제 구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인구 감소 이상으로 중국을 곤란하게 하는 것은 고령화다. 지난 2009년 1억600만명이었던 65세 고령층은 2019년 1억6000만명으로 급증했다. 10년 새 한국 전체 인구보다 많은 5400만명의 노인 인구가 생겼다. 60세 이상 인구는 2억5400만명에 달한다. 중국 사회학자들은 오는 2050년 중국 65세 이상 인구가 4억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는 초고령사회 기준(총 인구에서 65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 20%)을 훨씬 넘는 수치다. 노동인구 감소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에 치명타다. 여기에 노인 부양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로 중국은 재정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중국의 인구 절벽은 현실이다. 밉거나 곱거나 중국은 경제 문제에 있어 한국과 영향을 주고받는 사이다. 우리 코가 석자임에도 불구, 중국 노동력이라는 변수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때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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