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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의료, 공생이냐 공멸이냐]의사만 빼고 모두 원하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12년째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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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의료, 공생이냐 공멸이냐]의사만 빼고 모두 원하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12년째 먹통'

최종수정 2021.05.11 11:25 기사입력 2021.05.1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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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발목잡힌 '3500만'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의료계, 비급여 데이터 축적으로 의료수가 인하 압박 우려
보험업계 "전산화 비용 부담…의료계 우려 해소 가능"

[편집자주] '메디컬 모럴헤저드'가 보험산업을 병들게 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근절 의지에도 불구, 허위·과잉진료로 보험금을 과다 청구하거나 아예 의료인이 보험사기에 연루돼 환자를 현혹하는 부조리한 행태가 만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실손 의료보험금 청구 간소화나 헬스케어 영역은 여전히 벽에 갇혀 있다. 보험업계와 의료업계가 상생하지 못하면서 보험료는 매년 오르고, 복잡한 보험금 청구 형식에 포기 사례가 속출하는 등 소비자 피해만 확산되고 있다. ‘메디컬 모럴헤저드’를 방치하게 되면 보험업계와 의료계는 모두 자멸하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시아경제는 3차례에 걸쳐서 공생과 공멸의 갈림길에 선 보험과 의료계를 조명해본다.


[보험-의료, 공생이냐 공멸이냐]의사만 빼고 모두 원하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12년째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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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공동 설립한 중안보험은 디지털 전업 보험사라는 한계에도 시장점유율 20% 이상 점유하는 거대 보험사로 성장했다.

중안보험의 성장 이면에는 사이버피해보상보험과 같은 새로운 틈새상품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니즈를 빠르게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가입자가 사고내용, 진료비 등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입력만하면 진료내역을 의료기관으로 부터 자동으로 전송되는 시스템을 갖춰, 신속한 보험금 지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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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와 금융당국, 보험업계가 합심해도 12년째 해결하지 못한 숙원사업이 있다. 바로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다. 이해관계자 모두가 도입을 원하고 있지만 해법을 찾지 못한 이유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의료계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소지를 이유로 보험 가입자이자 의료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소해야 한다는 여론도 계속 무시해왔다. 반대의 내면에는 비급여 진료비 데이터 축적으로 인한 의료수가 압박이 크다.

결국 금융당국이 올해 적극행정 중심과제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선정하고 국회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실손보험의료 청구 간소화가 올해는 실현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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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에서 청구서류 발급…번거롭다"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는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의료비 증명서류를 전산으로 제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뜻한다. 보험 가입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해서 서류를 발급받지 않아도 보험금 청구가 가능해진다. 소비자 편의는 물론 행정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을 청구하지 않는 많은 보험가입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한다. 녹색소비자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최근 2년간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만 20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2년 이내에 실손의료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었지만 청구를 포기했다’는 응답이 47.2%에 달했다.


청구를 포기한 이유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은 진료당일 보험사에 제출할 서류를 미처 챙기지 못했는데 다시 병원을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46.6%)였다. 청구 전산화가 이뤄진다면 단번에 해소할 수 있는 애로사항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실손보험은 보험가입자와 보험사의 사적 계약인 만큼 의료기관은 당사자도 아닐 뿐만 아니라 법률적으로 관계가 없다"면서 "의료기관에 청구 전산화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의료정보 유출 우려'도 이유로 들고 있다. 청구 전산화에 따라 정보유출이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나 피해는 의료기관이 부담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비급여 진료비 데이터 축적으로 인한 의료 수가 인하 압박 때문에 반대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명분이 크게 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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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서 발의안만 5개…허점은 없나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도입하기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21대 국회에서만 5개가 발의됐다. 환자의 진료정보 전송권을 인정하면서도 각론에서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그중에서도 전산 구축 비용 부담 주체와 의료정보 관리·보호체계 마련 등을 두고 보험업계와 의료계가 의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0일 여야 의원들이 개최한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 입법 공청회’에서 서인석 대한병원협회 보험이사는 "청구 간소화에 대한 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걸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기준 손해보험협회 장기보험부장은 "청구 전산화 중계기관을 보안 노하우를 갖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담당하면 오히려 정보보안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보험 청구를 위해 모은 데이터를 통해 의료기관의 비급여 가격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개정안에 심평원이나 전문중계기관이 보험금 청구 외 목적으로 데이터를 사용·보관할 수 없으며, 처벌 규정도 담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산화에 드는 비용도 보험업계에서 부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의료계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한 만큼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달 임시 국회에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관련 법안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매년 4억 장의 증빙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가족, 어르신들이 병원 대기실에서 직원과 대면하고 서류를 손수 보험사에 보내고 있다"면서 "더 이상 미루는 건 국민에게 송구스럽고 디지털 혁신의 선두에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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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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