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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국산 항암新藥 렉라자, 글로벌 유한 도약의 터닝포인트"

최종수정 2021.05.11 11:03 기사입력 2021.05.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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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제 유한양행 사장
렉라자, 국내 31번째 식약처 허가
얀센에 기술수출 후 임상 3상 진행
내달 중간결과 발표…긍정적 분위기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1호 기대
경영진 중심 ESG 상시기구 계획도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이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의 사진이 걸려 있는 접견실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이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의 사진이 걸려 있는 접견실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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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조영주 아시아경제 4차산업부장, 정리=서소정 기자] "항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K제약이 국내에서 글로벌로 무대를 옮기는 괄목할 만한 도약이 될 것이다."


최근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유한양행 사옥에서 만난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아시아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비(非)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렉라자는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31번째 개발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렉라자를 2015년 전임상 직전 단계에서 오스코텍·제노스코로부터 도입했다.

이후 2018년 1조4000억원 규모로 얀센에 기술수출한 뒤 병용 임상 3상 등을 공동 진행 중이다. 조 사장은 "다음달 임상 중간 결과가 발표하는데 분위기가 좋다"면서 "긍정적 결과가 나온다면 조 단위 이상 판매가 예상되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국산 신약 1호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 사장은 렉라자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렉라자는 2005년 9월 항궤양제 ‘레바넥스’에 이어 16년 만에 탄생한 유한양행의 두 번째 신약이다. 레바넥스가 국내에 한정됐고 지금은 사장되다시피 한 의약제라면, 렉라자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 할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6199억원으로 제약업계 1위지만 그동안 대표 신약이 없어 한때 ‘외국 제약사의 도매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유한양행 입장에서는 렉라자가 글로벌 시장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창립 100주년을 5년 남겨둔 시점에서 창업자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글로벌 유한’을 위한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조 사장은 "창업자 고(故) 유일한 박사의 ‘좋은 약을 만들어서 국가·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생긴 수익은 사회에 환원하라’는 가르침에 꼭 맞는 약이 렉라자"라면서 "렉라자를 통해 많은 수익이 발생한다면 폐암으로 고생하는 환자와 폐암치료 연구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조 사장과의 일문일답.


-다음달 렉라자의 임상 중간결과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된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항암제 ‘타그리소’에 내성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렉라자와 얀센의 이중항암 항체 ‘아미반타맙’ 병용 치료에 관한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데이터 공개 전이지만 임상 참여 의료진들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어서 회사에서는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타그리소는 1, 2세대 TKI(타이로신키나아제억제제)에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3세대 항암제인데, 3세대 약물이 현재 타그리소 하나만 있다 보니 선택의 폭이 좁다. 렉라자는 타그리소와 비교해 효과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없고, 아시아인에 대한 부작용은 경감됐다. 경구용인 렉라자와 주사제인 아미반타맙 병용시 타그리소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하반기 렉라자 출시를 앞두고 어떤 준비가 이뤄지고 있나.

▲렉라자는 국산 신약이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국내 환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지난 1월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취득한 이후, 2월에는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 적정성과 급여기준 심의를 통과했다. 지난 4월에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다. 급여 등재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올 하반기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내부의 출시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렉라자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체계적 사전 준비를 통해 렉라자의 과학적·의학적 데이터를 잘 전달하고, 출시 이후 신속하게 각 병원에 공급될 수 있도록 준비해 렉라자가 의사와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출 계획이다.


-최근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해 왔다. 렉라자도 그 결과물인데.

▲유한양행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개발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이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30여개 기관에 35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 유한이 보유한 파이프라인 30개 중 절반 정도가 이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 또 렉라자 외에도 2018년 기술수출한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YH14618’, 2019년 기술 수출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이뤄냈다. 하지만 전체적인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제약사에 비교하면 임상단계의 약물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앞으로는 임상단계에 있거나 임상을 준비중인 파이프라인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초기 단계의 후보물질 확장은 신기술 위주의 도입을 통해 전략적인 파이프 라인 확장에 힘을 쏟을 것이다.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기술을 도입할 예정으로 현재 미국과 호주에 있는 유한USA·유한ANZ 등 해외 법인과 함께 할 생각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6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6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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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새 연구개발(R&D) 비중을 높였다. 어디에 집중하고 있나.

▲2018년 R&D 투자액이 1105억원에서 지난해 2227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대비 R&D 비율도 7%에서 14.2%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연구비를 투자해 렉라자의 성공적인 임상을 비롯해 새로운 신약 후보들도 임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차세대 면역·표적 함암제와 섬유증/NASH 질환 치료제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며 뇌혈관장벽(BBB) 투과 플랫폼을 이용한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새롭게 동물의약품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을 글로벌 빅 파마(대형 제약사)들이 독점하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점차 확장시킬 것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의 화두가 되면서 주목받고 있는데.

▲기업이 사회와 함께 성장 지속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표이사와 최고경영진을 중심으로 ESG 상시기구를 구성할 계획이다. 그 산하에는 각 사업장별 관련 실무부서를 망라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실천적인 ESG 활동에 나설 것이다. ESG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회사의 ESG 내부역량 강·약점을 강화하고 보완하는 한편 회사의 ESG 주요 이슈를 파악해 ESG 성과를 발굴해 정확하고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글로벌 수준의 통합 보고서(연간 리포트+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해 성과와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 창사 이래 최초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했다. 이정희 전 대표가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을 유지하고 역할을 나누면서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1분기 기저효과로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매출 전망은 어떤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3790억원, 영업이익이 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1194%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일부 품목의 매출 정체가 있었지만 올해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약품사업 가운데 처방약(ETC) 매출도 1분기 222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6% 늘어나는 등 살아나고 있다. 회사의 매출 근간이 되는 핵심 전략 제품과 더불어 점차 개량신약의 비중이 늘어가면서 이익구조를 개선시킬 생각이다.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는 렉라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오는 하반기부터 급여가 인정돼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제약업계에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제약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시장 규모(약 1400조원)는 자동차와 반도체를 합친 것보다도 크다. 과거 제약산업의 구조는 내수와 제네릭(복제약) 위주였지만 이제는 여기서 벗어나 제네릭과 개량신약, 신약이 병행하는 구조로 전환돼 국제적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개별 기업 한계는 협력 모델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 열린 마인드로 제약과 제약, 제약과 벤처, 글로벌 협력, 산업·학계·연구소·병원 등 개별 주체가 갖고 있는 역량을 잘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블록버스터 가능성이 있는 렉라자도 ‘속도’와 ‘열정’의 결과물이다. 초기의 신속한 투자 결단이 중요했고 벤처기업 등 외부 개발자와 협업을 통해 작은 가능성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단시간 내에 성과를 만들어 냈다. 새로운 기회 창출을 위해 외부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개방과 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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