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불법출금' 혐의 이규원 검사·차규근 본부장 이번주 재판 시작… '이첩' 갈등 법원 판단 주목
공수처·검찰 '이첩' 둘러싼 갈등… 법원의 공수처법 이첩 규정 해석 주목돼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대한 재판이 이번주 시작된다.
역시 김 전 차관의 불법출금에 연루돼 수사 선상에 오른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2019년 이 검사 등에 대한 검찰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임박한 가운데 재판 과정에서 사건의 명확한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또 사건의 이첩 범위를 둘러싸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이번 사건을 통해 어떤 해석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선일)는 오는 7일 오후 2시 이 검사와 차 본부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검찰 측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로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앞서 수원지검은 지난 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등 혐의로 이 검사와 차 본부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사건이 발생한 2019년 3월 당시 대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에 파견돼 있던 이 검사는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청에 이미 수년 전 김 전 차관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번호를 기재해 긴급출국금지 요청을 하고 사후승인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공익신고서에 따르면 당시 이 검사가 제출한 긴급출국금지 요청서에는 김 전 차관이 2013년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성폭행 사건의 사건번호(중앙지검 2013년 형제 65889호)가 기재됐고, 이후 법무부에 제출한 긴급출국금지 승인요청서에는 앞서 긴급출국금지 요청서에 기재된 사건번호 대신 ‘서울동부지검 2019년 내사1호’라는 내사번호가 기재됐다.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번호는 긴급출국금지 요청에 사용될 수 없는 데다 2019년 당시 서울동부지검 내사 1호 사건은 두 달 뒤인 같은 해 5월 30일 전혀 다른 사건에 대해 비로소 사건번호가 생성됐다는 점에서 명백한 가짜 사건번호라고 볼 수 있다.
차 본부장은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공무원들을 통해 2019년 3월 19일 오전부터 같은 달 22일 오후까지 177차례에 걸쳐 김 전 차관의 이름, 생년월일, 출입국 규제 정보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 조회 내용을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당시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에 대해 불법적으로 긴급출금 조처한 사정을 알면서도 하루 뒤인 23일 오전 출금 요청을 승인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공수처는 이 검사의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하면서, 수사를 마친 뒤 사건을 다시 공수처로 송치해달라는 '공소권 유보부 이첩'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검찰은 '듣도보도 못한 해괴망측한 논리'라고 반발하며 이 검사를 직접 재판에 넘겼다.
이첩의 대상은 사건이며, 공수처법 해석상 사건을 이첩받은 공수처가 다시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한 이상 더 이상 사건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게 검찰 측 입장이다.
때문에 법원이 검찰의 기소에 문제가 있다는 이 검사 측 주장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검찰의 기소가 적법하다는 전제 하에 재판을 진행할지는 향후 공수처와 검찰의 이첩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이 검사나 이성윤 지검장은 자신들의 사건이 검찰로 재이첩된 뒤에도 계속 공수처에서 수사해야 된다고 주장해왔다. 이 검사 측은 지난달 19일 공수처의 재이첩 요청을 무시한 채 검찰이 이 검사를 기소한 것은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검찰의 소환통보에 계속 불응했던 이 지검장은 검찰의 기소 방침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에야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했고, 이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와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했다.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심의위는 오는 10일 오후 2시 대검찰청에서 열린다.
한편 2018~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을 조사했던 대검 진상조사단 8팀에 민간인 조사단원으로 직접 참여했던 박준영 변호사는 최근 언론을 통해 대검 진상조사단이 작성한 1249쪽 분량의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최종 결과보고서’와 ‘윤중천·박관천 면담보고서’ 등을 공개하며 당시 진상조사단의 조사 및 결론 도출 과정의 문제점과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 전 차관에 대한 재수사 권고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공론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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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당시 조사팀원들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나 공개된 자료들을 통해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그의 내연녀 사의의 금전채무 문제 등 갈등이 문제의 동영상이 공개되는 발단이 됐고, 성접대 피해 여성들이 특정되지 않았던 사실 등 김 전 차관을 성접대 혐의로 사법처리하기가 곤란한 상황이었지만, 당시 대통령의 발언과 김 전 차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과거사위나 조사단이 그 같은 상황들을 공개하지 않은 채 김 전 차관의 다른 혐의들을 찾아내 재수사를 권고하는 데에만 몰두했음을 추단할 수 있는 정황들이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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