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文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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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퇴임을 앞둔 2019년 6월 검사 선배와 서울 모처에서 만나 술을 마셨다. 그는 평소 술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그날만큼은 술 한잔이 간절했다. 문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과 퇴임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떠날 때 복잡하기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마찬가지. 그는 지인들에게 "나는 정부를 지키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고 수차례 하소연했다고 한다. 그리곤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입법 강행을 반대하며 검찰을 떠났다.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의 어려움과 법무부 장관들과의 갈등을 연이어 겪고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

피로감 혹은 회의감을 보인 두 전직 검찰총장의 마지막 모습을 돌아보면 이번 정부에서 일하는 검찰총장은 그야말로 ‘극한 직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완수하려는 검찰개혁을 지휘할 칼을 쥐지만 쉽게 휘두를 수 없다. 검찰총장은 개혁을 돕는 실무자이기 전에 독립성과 중립성이 핵심인 검찰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믿고 따르는 검사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는 자리기도 한 것이다.

"개혁의 지휘권을 쥐고 있지만 한편으로 검찰의 입장도 대변해야 하는 어려운 자리가 총장"이라고 한 법조계의 한 관계자의 말이 절대 빈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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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검찰총장은 4파전으로 압축됐다. 법무부 장관이 1명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하고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임명된다. 이번 검찰총장은 현 정부 마지막 총장이다. 그는 조금 다를까. 곧 임명될 차기 검찰총장도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칼을 겨눠야 할 수사가 산적해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정부의 검찰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의 사건 이첩 갈등, 법무부, 경찰 등 타 수사기관과의 권한 갈등도 중재해야 한다. 모두 자신의 뜻대로 안 될 수도 있는 숙제들이다. 그 사이 검찰 내부의 목소리도 경청해 조직을 안정시켜야 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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