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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퇴치 인프라 구축…이건희 '인간존중' 철학 널리 퍼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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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남다른 의료 공헌

감염병 퇴치 인프라 구축…이건희 '인간존중' 철학 널리 퍼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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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감염병 극복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하면서 재계와 의료계에서는 인간존중과 인류사회 공헌을 강조해 온 고인의 생애 철학을 실현할 최적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강조해 온 고인의 생전 경영철학을 감염병 퇴치라는 목표를 통해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5000억 규모 전문병원 설립
국립 연구소 설비 구축에도 일조
감염병 전담 컨트롤타워 기대감

29일 삼성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회장 유족들은 전날 고인이 남긴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의 상속세로 12조원 이상을 납부함과 동시에 사회환원 목적으로 의료 공헌에 1조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떠오른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퇴치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700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나머지 3000억원은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소아암·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감염병 극복에 남다른 관심과 의지를 보인 점이 주목할 만하다. 감염병은 이미 미래 사회를 위협하는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앞서 2002~2003년 발발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로 전 세계에서 700명이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2015년 터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는 이보다 많은 800여명이 숨졌다.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는 이보다 피해 규모가 크다. 이미 300만명 넘게 사망했고, 이날 기준 국내 사망자 수도 1825명에 달한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신종 감염병이 재발하며 발생 주기나 파급력이 점점 빨라지고 강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정부와 국민이 합심해 다른 나라보다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사스와 메르스, 코로나19로 이어진 감염병 사태를 겪으면서도 이에 대응할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한 실정이다. 전국 의료기관 음압병실은 대부분이 가건물이거나 이동식 음압기를 활용한 임시 시설에 머물고 있어서다. 메르스 사태 이후 의료계 안팎에서 감염병 전문병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재원과 부지 확보 문제로 수년 째 표류하고 있다.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과 수급에서도 해외 주요 나라들보다 뒤처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 회장 유족들은 이 같은 어려움을 인식하고 감염병 극복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고인의 유지를 따르는 방안이라고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기부금 7000억원 가운데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건립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를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으로 짓는다는 구상이다. 나머지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와 필요 설비를 구축하는 데 지원한다. 이는 감염병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관련 기관들과 협의해 기부금 활용 방안을 확정한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이 회장 유족의 기부는 향후 감염병을 퇴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부액의 구체적인 사용 방법은 보건복지부와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생전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삼성서울병원 건립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생전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삼성서울병원 건립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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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건강과 삶의 질 제고는 기업의 사명"
생전 사회적 책임·상생 강조

유족들이 감염병 대응에 힘을 싣기로 하면서 생전 이 회장이 의료 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인 점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2010년 주재한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1994년 삼성서울병원 설립을 기념하면서는 "건강한 사회와 복지국가 실현을 위하여 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기업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고자 여기에 삼성의료원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들어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기쁨을 찾을 때 삼성은 국민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곳이 단순한 병원이기보다는 의학 발전과 의학교육의 도장으로 널리 유익하게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삼성의료원 출입구에 선명히 남아 있다.


이 밖에 2003년에는 국내 출장 길에서 "돈이 없어 치료도 못 받고, 건강진단을 안 하니 암을 조기에 발견 못하는 경우도 허다할 것"이라며 "우리가 매년 조금만 (돈을) 내도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같은 '인간존중'과 '인류사회 공헌'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삼성서울병원을 세우고, 2000년에는 서울대 의대 암 연구소에 300억원을 기부했다.


경영활동이 이어졌다면 메르스와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이를 극복하는 데 주력했을 것이라는 게 삼성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 유족들은 고인이 가장 바랐을 일을 헤아리고 국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분야에 기부했다"고 평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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