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교회 예배서 찬양·연주 담당 성도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교회 예배에서 찬양과 연주 등을 담당하는 성도들도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김명수)는 A씨 등이 B교회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사실상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B교회는 A씨 등 원고들에게 모두 1억628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앞서 A씨 등은 퇴직금과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교회로부터 받아야 한다며 2019년 소송을 냈다. 이들은 짧게는 6년, 길게는 23년 동안 교회 예능위원회 소속으로 예배 찬양과 연주, 각종 행사 업무를 담당해왔다. 청구 금액은 총 1억6300만원에 달했다.
쟁점은 A씨 등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느냐였다. 근로자로 인정된다면 교회 측은 미지급 임금을 줘야 하는 의무가 발생한다. A씨 등은 자신들이 근로자라고 주장했고, 교회 측은 "성도로서 예배와 봉사의 일환으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법원은 A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우선 A씨 등이 교회의 인사관리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쳐 상근직 또는 비상근직 직원으로 채용돼 매달 교회로부터 급여를 받은 점을 주목했다. 급여에서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않았지만, 이는 교회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한 사정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씨 등이 예능위원회 위원장과 그 지휘를 받는 팀장의 구체적인 업무 지시에 따라 연주와 행사 업무 등을 담당한 점을 근거로 "교회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보면 교회 측도 A씨 등의 근로 제공이 교회 성도로서 봉사활동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재판부는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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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최근 이 같은 근로자 인정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19년 1월엔 신문배달원, 같은 해 11월에는 프리랜서 미용사, 지난해 2월엔 판매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백화점에서 매장을 관리하는 매니저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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