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총장 인선 기준 "대통령의 국정 철학 상관성" 발언 파장… 여야에서 우려 목소리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차기 검찰총장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가 다음주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인선 기준으로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을 언급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한 직후 '전광석화처럼 신속하게 후임 총장 인선에 나서겠다'고 했던 박 장관은 이후 태도를 바꿔 '여러가지 고려할 요소들이 많다'며 시간을 끌어왔다.
그 사이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했고, 가장 유력한 차기 총장 후보였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 외압' 혐의로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오가며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 되는 등 여러 변수가 발생했다.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로 평가받는 이 지검장의 총장 임명을 강행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예민한 시기에 추천위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박 장관의 입에서 총장 인선 기준으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언급되자 여야를 불문하고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 "이성윤 임명 속내를 보인 것인가"… "검찰총장의 덕목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지키는 것"
먼저 포문을 연 건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박 장관의 '대통령의 국정 철학' 발언이 나온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차기 검찰총장 인선 기준과 관련해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라며 "법무부 장관의 인식에 우려를 표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친(親)정권 방패막이 검사 이성윤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임명하겠다는 속내를 보인 것입니까"라며 "도대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무엇입니까. 親정권 부정부패 인사 비호가 국정 철학입니까. 문재인 정권이 검찰총장마저 코드 인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차기 검찰총장에게 필요한 덕목은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아니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는 것입니다"라며 "아무쪼록 문 대통령이 법치와 공정이라는 시대정신을 조금이라도 공감한다면, 차기 검찰총장은 '법과 원칙을 존중하고,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목숨처럼 여기는 인사'를 임명하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조응천 의원 "말 잘듣는 검찰을 원한다는 걸 장관이 쿨하게 인정"… "박 장관 언행 윤석열 전 총장 대선가도에 동력 제공"
박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했음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여당에서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24일 오전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의 자격'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최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후보 추천 요건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검찰 기관을 이끌 수장을 임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크다'고 답했다고 한다"며 "제 귀를 의심했다"고 했다.
조 의원은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명문으로 강조했다. 검찰개혁이 그 명분이었다"며 "그런데 공수처보다 훨씬 규모도 크고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검찰의 수장인 총장의 첫 번째 덕목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라니요. 말 잘 듣는 검찰을 원한다는 걸 장관이 너무 쿨하게 인정해버린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식이라면 장관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무엇인지 정말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 역시 김 의원과 마찬가지로 검찰총장의 덕목으로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 수사권 유무와 관계없이 여전히 검찰에 대해서는 일반 행정기관과 달리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이 강하게 요구된다"며 "그러므로 검찰총장의 조건 혹은 덕목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여전히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공정한 결정을 하려는 결연한 의지와 용기'라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글의 말미 박 장관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조 의원은 "장관은 제대로 된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총장의 자격요건부터 새로 세우시기 바란다"며 "그리고 장관의 언행들이 윤석열 전 총장의 대선가도에 큰 동력을 제공하는 것 아닌가 한번 돌아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