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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초대형IB 육성의 성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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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자본력을 강화하면서 투자은행(IB)들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IB 춘추전국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국내 증권사의 투자 역량도 증가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인수 이후 6조5000억원이던 자기자본을 지난해 말 9조5000억원까지 늘려, 10조원을 목전에 뒀다. 초대형IB(발행어음 사업자) 자기자본 요건 4조원을 넘어 종합투자관리계좌(IMA)와 부동산담보신탁업까지 인가받을 수 있는 자본 요건을 갖췄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은 대규모 유상증자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자기자본 5조원을 훌쩍 넘어 6조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 등 은행계 증권사들도 금융지주사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초대형IB 반열에 올랐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유상증자에 이어 매년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으로 초대형IB의 자본 요건을 갖춘 증권사는 2017년말 5개사에서 지난해 말 기준 8개사로 늘어났다. 이들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받으면 투자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3배로 늘어난다.중소형 증권사들도 자본력 강화 랠리에 동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2019년말 56조원 규모에서 2020년말 61조원으로 1년만에 5조원 가량 증가했다. 2016년 말 40조원 내외에서 대형 IB 육성 4년여만에 국내 증권사들이 약 21조원 가량의 자기자본을 늘렸다. 증권사의 대형화라는 초대형IB 육성책의 취지에서 보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셈이다.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감원이 국회에 제출한 ‘발행어음 실적 및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현재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3곳의 발행어음 잔액 17조4500억원의 대기업 투자 집중도는 60%를 넘어섰다. 나머지는 대부분 중소·중견기업 투자로, 설립 3년 미만의 스타트업 투자는 1%도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견·중소 기업 투자 및 자금 지원 규모 총액은 꾸준히 증가했고, 비중도 30% 이상을 차지한다. 증권사의 스타트업 투자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발행어음 사업자가 추가로 인가를 받으면 그만큼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투자받을 수 있는 자금의 총 유동성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산 안정성이 생명인 금융회사에 고위험 투자를 늘리라고 강요만 해서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모험자본에 대한 투자 기반을 늘려나가기 어렵다.


한국판 골드만삭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투자 경험을 통한 증권사들의 IB 역량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IB인 채권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에서 성과물들이 늘어났고,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해외 딜(Deal) 소싱 및 투자 경험치도 배가 됐다. 최근에는 외국계 증권사의 전유물이던 외화채권(KP) 주관사로 국내 증권사들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 IB 수장들은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한국계 증권사의 입지가 상당히 좋아졌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고 했다. 늘어난 자본으로 수년 간 해외 투자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한 결과다. 이 또한 초대형IB 육성의 성과물이다. 미흡한 점이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이 있지만, 국내 IB는 여전히 규모나 질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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