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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합의도 안된 포퓰리즘식 '空言'…금융 혼란만 키운다

최종수정 2021.04.14 11:07 기사입력 2021.04.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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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서 민심이반 체감한 與
대폭적인 대출 규제 완화 추진
정책 일관성 강조 靑과 엇박자

당정청 합의도 안된 포퓰리즘식 '空言'…금융 혼란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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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4·7 재보궐선거 이후 정치권이 파격적인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을 꺼내들면서 금융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안정화 실패와 대출 규제에 따른 민심 이반을 확인한 여당의 입김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실수요자와 젊은 층의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방향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주택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청와대와도 엇박자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가계대출 잔액이 1000조원이 넘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기에 대출 규제가 대거 풀리면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금융권은 물론 국내 경제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부채의 고삐를 쥐겠다는 금융당국의 정책기조도 혼선이 불가피해졌다.

당정청 엇박자에 대출 규제 담당 금융당국은 고심

◆쏟아지는 여권發 포퓰리즘식 금융정책=14일 정치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선거에서 부동산 민심 이반을 느낀 여당은 청년 및 무주택자들에 대한 대폭적인 대출 규제 완화 추진 중이다. 전날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들은 합동 연설회에서 차기 지도부가 구성된 뒤 부동산 완화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송영길 의원은 "최초로 자기 집을 갖는 무주택자에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부채상환비율(DTI)을 90%로 확 풀어서 바로 집을 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값의 10%만 있으면 주택 매입을 가능하게 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당의 대출 규제 완화 기조는 선거 직전 급격하게 형성됐다. 이낙연 전 대표는 ‘내집 마련 국가책임제’를 발표했다.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에게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주택청약 우대 등 맞춤형 지원을 크게 확대하는게 골자다. 같은 당 홍익표 정책위의장도 "서민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LTV, DTI를 상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무주택자나 청년들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자는 측면에서 DTI 등 금융 관련 규제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부동산 표심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당정청이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해 전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세균 총리는 민주당의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해 "보고 받은 적 없다"고 선을 그었고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금 주택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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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의 엇박자에 금융당국도 난감한 상황이다. 통일되지 않은 의견도 문제지만, 자칫 ‘돈줄을 푼다’라는 잘못된 신호를 줘 시장을 더 불안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사태로 발표 시점이 미뤄진 금융위원회의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대출 외의 표퓰리즘 금융정책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서민금융 상품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전 금융권이 부담하도록 하는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지난 1월 민주당이 제기한 ‘이익공유제’와 맞물리며 ‘이익공유제 첫 사례’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카드사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을 낮추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민현배 민주당 의원은 재난시 자영업자가 금융사에 빚을 탕감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은행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법까지 발의했다.

여야 없는 표퓰리즘 금융정책…전문가 "일관성 없는 정책 금융시장 혼란 야기"

◆당정청 틈에 끼인 금융권…전문가들 "혼란 키우면 안돼"=표퓰리즘식 금융정책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선거 공약으로 ‘4무(無) 대출’을 내걸었다. 4무 대출은 무보증료·무이자·무담보·무서류를 뜻한다.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은 자영업자들을 위해 최대 1억원 한도로 대출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 대출에 나설 은행권에서는 아예 불가능한 공약은 아니라면서도 대출 부실이 늘어날 경우 은행까지 여파가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 정해져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지만, 서울신용보증재단이 보증을 하고 이자를 서울시가 내기 때문에 불가능한 구조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담보도 없고, 상환 능력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라 대출 부실화가 확산됐을 땐 서울시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은행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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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대출 완화가 부동산 시장과 맞물려 큰 혼란을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의 부동산ㆍ주택시장 교란은 정책적 측면에서 기인하는 것이고 특히 전월세 규제랑 관련이 깊은데 이 문제를 갑자기 대출 확대로 해결하려는 접근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성 교수는 이어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점에서도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했다.


급격한 정책 기조 변화로 집값 상승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권과 정부의 움직임에 대한 방향이 맞는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한다"며 "지금은 돈을 풀기보다는 공급에 초점을 맞춰서, 집이 필요하고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적기에 공급이 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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