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 팔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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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 수원시가 2500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 내 '팔달문 성곽 잇기 사업'으로 인해 200년 역사의 팔달문 시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는 수원시가 팔달문의 끊어진 부분을 연결하기 위해 인근 팔달문시장 상인들을 이주시키기 위한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팔달문시장은 조선 22대 정조대왕이 전라남도 해남에서 무역업을 하던 고산 윤선도의 후손들을 수원으로 불러들인 뒤 상권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전해지는 유서깊은 전통 시장이다.

수원시는 앞서 국ㆍ도비 등 총 2500억원을 들여 2030년까지 팔달문 양측의 끊어진 성곽 300여m를 복원하기로 하고 최근 팔달문시장을 비롯해 인근 토지주 등을 대상으로 명부 확인 등 보상 작업에 착수했다고 23일 밝혔다.


문제는 끊어진 성곽을 잇기 위해서는 인근에 자리한 100여개 점포가 성업 중인 팔달문시장 상인들을 어떤 식으로든 이주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팔달문시장 상인들은 이에 대해 '정조가 만든 200년 역사의 (팔달문)시장을 지켜 달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데 이어 본격 대응에 나섰다.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수원시의 (성곽 잇기)계획에는 제재만 많고 지원이 없다"며 "단순히 보상비만 주고 떠나라고 할 게 아니라 상인들의 생계를 어떻게 지켜줄 것인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끊어진 성곽을 잇기 위해서는 인근 버스정류장 3곳과 함께 팔달문시장 등 총 3245㎡를 철거해야 한다"며 "수원화성을 복원하겠다는 명분으로 수원화성과 역사를 같이해 온 유서 깊은 전통시장을 밀어버리겠다는 생각보다 건설적 대안을 마련하는 게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비상대책위는 수원시가 성곽의 위치만 파악했을 뿐 고증작업도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성곽 잇기에 나선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해당 사업과 관련된 시청 내 업무 분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졸속 추진도 걱정하고 있다.


수원시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팔달문시장 전체를 없애려는 게 아니고 일부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주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문화재 복원은 문화재청의 심의 등에 따라 추진되는 국책사업"이라며 "보상과 철거는 감정평가에 따라 법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상작업에 이어 철거를 마무리해야 발굴조사를 통해 고증작업에 나설 수 있다"고 반박한 뒤 "성곽잇기 사업을 담당할 부서는 문화유산관리과와 문화유산시설과 등 2개 과 6개 팀에서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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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팔달문시장 상인들은 수원시의 성곽 잇기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며 시를 상대로 20여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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