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스쿨존 사고 낸 25t 화물차 '불법 우회전'
10살 초등생 숨져… 운전자 구속영장 신청
민식이법 시행 1년 앞두고 있지만 '안전불감증 여전'

서울 한 학교 앞 스쿨존. 오는 25일 민식이법 시행 1년을 앞두고 있지만 스쿨존에는 불법주정차로 가득차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서울 한 학교 앞 스쿨존. 오는 25일 민식이법 시행 1년을 앞두고 있지만 스쿨존에는 불법주정차로 가득차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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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불법주차나, 과속운전은 절대 할 수 없죠."


최근 인천에서 한 화물차 기사가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일이 일어나면서 민식이법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운전자들의 의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 같은 불행한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법과 제도가 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사 혐의로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8일 오후 1시50분께 인천시 중구 신흥동 한 초등학교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생 B(10)양을 25t 화물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사고 직후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미리 도로 우측 가장자리를 서행하면서 우회전을 해야 한다`는 도로교통법 규정을 어기고 편도 3차로 중 직진 차로인 2차로에서 불법 우회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다 보니 처벌을 강화한 민식이법이 있어도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불법주정차도 문제도 여전하다. 특히 화물차의 경우 다른 운전자의 시야도 가리고 초등생들이 갑자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으로 튀어나오면 차체가 큰 화물차의 운전석에서는 이를 제대로 인지조차 할 수 없어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


한 스쿨존에 화물차가 불법주정차돼있다. 최근 인천에서 화물차가 스쿨존에서 초등생일 치어 숨지게 하는 일도 일어났지만, 스쿨존에서의 사고 중 특히 화물차 사고는 운전자가 아예 초등생을 볼 수 없어, 사고는 더욱 치명적이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한 스쿨존에 화물차가 불법주정차돼있다. 최근 인천에서 화물차가 스쿨존에서 초등생일 치어 숨지게 하는 일도 일어났지만, 스쿨존에서의 사고 중 특히 화물차 사고는 운전자가 아예 초등생을 볼 수 없어, 사고는 더욱 치명적이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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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식이법에 따르면 스쿨존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어린이에게 상해를 입히면 운전자에게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벌금 5백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 어린이가 사망에 이를 경우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등 어린이 교통사고는일반 교통사고보다 훨씬 중하게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천에서 일어난 사고와 같이 스쿨존에서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 최근 취재진이 찾은 서울 한 학교 앞 스쿨존은 불법주정차로 사실상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만일 해당 스쿨존에 차량이 진입하고 이때 초등생이 주차 차량에 가려진 채로 지나고 있다면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현장을 본 시민들은 입을 모아 비판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힌 한 30대 회사원 김 모씨는 "결국 법이 있어도 이렇게 지키지 않고 위반하면 그 피해는 우리 국민이나 특히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것 아닌가"라면서 "처벌을 강화해봤자 위반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참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스쿨존에 불법주정차 되어 있는 차량 사이로 `스쿨존 제한속도`가 보인다. 애초에 이곳에는 주차할 수 없지만 스쿨존을 알리는 제한속도 표지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스쿨존에 불법주정차 되어 있는 차량 사이로 `스쿨존 제한속도`가 보인다. 애초에 이곳에는 주차할 수 없지만 스쿨존을 알리는 제한속도 표지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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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자녀 2명이 있다고 밝힌 40대 직장인 최 모씨는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스쿨존을 만들고 그런데도 사고가 나서 민식이법을 만들지 않았느냐"라면서 "그런데 이렇게 불법주차하고, 사고도 일으키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 처지에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제발 민식이법 좀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시민들의 푸념과 같이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어린이 교통사고는 4272건이며, 이중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는 272건으로 6.4%를 차지한다. 서울시내 어린이 보호구역은 1748곳이 지정돼 있지만, 여전히 스쿨존에서 조차 어린이들의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민식이법 준수가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운전자들의 의식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지역 경찰 관계자는 "불법주정차는 운전자 시야 사각지대를 가려 사고 위험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면서 "특히 스쿨존에서의 범칙금 부과 등 처벌에 앞서 운전자 스스로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준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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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자체는 스쿨존에서의 사고를 막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한제현 서울시 안전총괄실장은 "안전감찰을 통해 곳곳의 위험요소를 사전에 예방하고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어린이들의 안전한 등·하굣길이 되도록 보행·주변 환경을 꼼꼼히 살필 것이며, 시민들도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선 서행과 안전운전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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