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무혐의 수용하고 '합동감찰'로 반격하나
금일 대검찰청 확대회의 결과 입장 내놓기로… 감찰 통해 검찰개혁 명분 쌓을 듯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모해위증 의혹 사건에 대한 대검찰청의 무혐의 판단 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다음 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사지휘권 발동 시 대검 부장회의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를 뒤집지는 않겠지만 합동감찰과 같은 변수가 남았다.
22일 박 장관은 법무부 과천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이날 오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대검 부장·고검장 확대회의가 끝난 이튿날인 20일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최종 결정에 대해 보고받은 박 장관은 이미 검토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검은 지난 19일 조 직무대행, 대검 부장(검사장급) 7명, 전국 고검장 6명 등 14명이 참여한 확대회의를 통해 이 사건의 재소자를 무혐의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참석자 10명이 불기소 의견을 냈고 기소 의견은 2명, 2명은 기권했다.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시 대검 확대회의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변수가 없지는 않다. 박 장관은 대검 회의가 열린 날 퇴근길에 "과정이 어땠는지도 봐야 한다"는 조건을 내놨고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임은정 감찰정책연구관의 의견 반영을 강조하면서 "얼마나 무게 있게" 들었느냐를 보겠다고 언급했다. 확대회의 세부 내용에 대한 판단 후 대검의 최종 의견을 부정할 수도 있는 셈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박 장관이 대검의 결정을 거부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검 수뇌부가 10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내놓은 결정을 부정할 경우 검찰 내 반발은 더욱 극심해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법무부와 검찰의 새 갈등 국면이 여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검찰 안팎에서 예상하는 박 장관의 다음 카드는 '합동감찰'이다. 박 장관 역시 이날 향후 합동감찰에 대한 의견도 함께 내놓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지난 17일 "2010년 한 전 총리 사건 수사 당시 위법·부당한 수사 절차·관행에 대해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부가 합동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와 개선방안을 신속히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사건 관계인에 대한 인권 침해적 수사나 사건 관계인 가족과의 불필요한 접촉, 수용자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정보원이나 제보자로 활용한 정황, 불투명한 사건 관계인 소환조사 정황 등이 확인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물론 감찰에서 수사팀의 비위 행위가 드러나더라도 이미 3년의 징계시효가 지나 징계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박 장관이 경고 등의 조치를 공개적으로 취하면서 대검의 무혐의 결론과 엮을 경우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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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을 위한 또 다른 명분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재보궐 선거가 끝난 후 감찰 결과를 근거로 그동안 검찰 내부와 여론 비판에 속도를 조절했던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이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박 장관이) 애초에 다시 한 번 판단해달라는 취지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데다 친정부 성향의 인사들까지 불기소 의견을 낸 만큼 이를 거부하기보다는 이제 감찰에 집중해 이를 검찰개혁의 또 다른 발판으로 사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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