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의 몰락]"신작 개봉부터 공연 생중계까지" 극장 삼킨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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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구은모 기자]"영화관 안 간 지 오래됐어요. 신작 영화도 금방 공개되는데요. 뭘." 30대 직장인 변지현씨의 스마트폰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리케이션만 4개가 깔려 있다. 평소 영화, 드라마 시청을 즐기는 변씨는 현재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티빙 등 4개 OTT를 동시 구독 중이다. 그는 "다음 달엔 영화 ‘서복’이 티빙에서 동시 개봉한다고 해 기대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끝나도 당분간 영화관에 갈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영화부터 공연·스포츠 중계까지…OTT로 본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ENM이 상반기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서복을 자사 OTT 티빙에서 동시 개봉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19 시대에 OTT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국내 OTT시장은 높아진 스마트폰 보급률과 초고속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14년 1926억원 규모에서 2018년 5136억원, 지난해 7801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언택트) 확산은 OTT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촉매가 됐다는 평가가 따른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지난해 국내 OTT 이용률은 66.3%로 전년(52.0%) 대비 14.3%포인트 높아졌다. 이른바 집콕 수요가 몰리면서 이제 국민 10명 중 6~7명은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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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사냥의 시간’ ‘승리호’ 등 코로나19 이후 극장 개봉을 미루던 영화들이 론칭 플랫폼으로 OTT를 택한 것 역시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인기 TV 드라마와 예능은 물론 신작 영화의 OTT 동시 개봉도 이제 놀랍지 않은 소식이 됐다. 2017년 넷플릭스가 투자한 영화 ‘옥자’의 동시 개봉을 두고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보이콧이 이어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OTT가 다루는 콘텐츠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드라마 등 TV 프로그램의 비중이 높았지만 이제는 신작 영화부터 클래식·뮤지컬 공연, 축구 경기 생중계까지 가능하다. 웨이브는 ‘온:클래식’ 시리즈 통해 5GX멀티뷰로 임동혁,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연을 선보이며 ‘클래식 언택트 관람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팡플레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의 경기에 이어 오는 25일 국가대표 한일전 축구 경기도 생중계한다. 말 그대로 집콕 시대의 문화 플랫폼을 OTT가 장악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웨이브, 왓챠를 구독 중인 30대 직장인 조은영씨는 "경쟁이 치열해서인지 OTT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 선택권이 다른 미디어 채널들보다 훨씬 넓다"며 "예전처럼 영화관을 가거나 IPTV로 VOD를 결제해서 보지 않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OTT 유료 이용자 상당수가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장기적인 주 소비층으로 활동하면서 앞으로도 OTT 플랫폼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오프라인 극장, 공연장을 대체하는 추세도 더욱 뚜렷해 질 것으로 관측된다.


◇넷플릭스 독주체제…협상력 더 세진다

국내 OTT 플랫폼 산업에서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가 심화되면서 국내 OTT의 경쟁력과 콘텐츠 제작사의 협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지난달 넷플릭스의 사용자 수는 1000만명을 돌파하며 작년 1월 대비 113% 성장했다. 같은 기간 웨이브(395만명), 티빙(265만명) 등을 압도하는 수치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는 "플랫폼이 안정화되면 플랫폼이 협상력을 행사하게 된다"고 넷플릭스 의존도가 커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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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작구조와 수익분배구조도 바뀌었다. 올해에만 한국 콘텐츠에 약 5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넷플릭스는 100% 제작비에 10~20%의 제작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제작을 제안하고 있고, 제작사들도 어쩔 수 없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고 있다. 유창서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은 "현재는 한국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만 제작수수료 방식을 시행하고 있지만 향후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기업이 진출할 경우 제작수수료 방식이 일반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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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가 투입되는 웹드라마 등의 각자도생은 장기적으로 대안이 되지 않는다"며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고 국내 플랫폼에서만 유통하는 게 현재로선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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