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허덕이던 e커머스기업들, 쿠팡 이후 상장경쟁 치열
마켓컬리, 연내 상장 공식화 … 티몬도 작년 IPO 주관사 선정
11번가는 아마존 제휴 발판으로 조만간 상장계획 밝힐 듯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불과 2~3년 전만 해도 누적 적자에 치여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던 e커머스기업들이 잇따라 국내외 상장 준비에 분주해졌다.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 100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인정받으면서 기업공개(IPO)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졌고 앞으로 전개될 물류센터 투자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조바심이 경쟁을 더하고 있다.
물 들어 올 때 노젓자
새벽배송의 원조인 마켓컬리는 2014년 설립 이래 초기부터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다. 김슬아 컬리 대표가 직접 나서 매각 가능성을 부인하는 동안에도 유통 대기업들과의 경쟁 격화, 투자 지연 등을 이유로 매각 가능성이 자주 거론됐다.
하지만 컬리는 쿠팡 상장 직후 연내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컬리의 시장 가치가 약 8억8000만달러(약 1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컬리가 쿠팡에 이어 미국 증시 입성에 성공한다면 시장 가치를 최소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17년 롯데와 신세계 등을 상대로 매각을 추진하다 불발된 11번가 역시 미국 아마존과의 제휴를 발판 삼아 조만간 상장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 11번가의 모기업인 SK텔레콤과 3000억원 규모의 지분 참여 약정을 맺고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아마존에 이어 이베이와 손잡고 상장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티몬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영입하며 본격적으로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 오아시스와 이마트 SSG닷컴도 당장은 아니지만 검토할 때가 됐다는 분위기를 내비쳤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새벽배송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외형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수익성과 내실을 확보한 후 IPO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한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상장에 따라 e커머스업체마다 시장 가치에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있다"며 "상장을 통한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조바심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에 사활
쿠팡은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전국 물류센터 확충과 5년간 5만명 추가 직접고용 등 공격적인 투자를 선언했다.
이 같은 쿠팡의 몸집 키우기에 맞서 경쟁 기업들로서도 풀필먼트센터 구축 등 시설투자와 추가 배송망 확충 등이 절실해졌다.
전통적인 유통기업부터 e커머스, 플랫폼기업들까지 개발자와 프로그래머 등 IT 인력 유치가 가열되고 있는 점도 고민이다.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소비자를 불러모으기 위해서는 우수한 개발자 선점을 서둘러야 하지만,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이들의 몸값 또한 계속 치솟는 상태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국내외 IPO시장 상황이 여느 때보다 좋다는 점도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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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장 경쟁이 격화될수록 업체 간 출혈경쟁도 불가피해 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상장 초반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일부 거품이 꺼질 수 있고, 컬리와 같이 동종업계 경쟁사들이 잇따라 상장을 추진할 경우 시장의 평가 기준이 더 엄격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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