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장쇼크 탈출? 금융시장 지원 거두는 韓銀(종합2보)
11일 금통위서 적격담보증권 확대 운용 등 종료
코로나쇼크 대비 비상조치, 특수은행채 매입 등 연장 않기로
시장 안정, 주요국 경기 회복세 가시화 영향
실물경제 영향 미칠 수 있는 조치는 유지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잇달아 발표했던 비상 조치들을 거둬들이는 수순을 밟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3월 전 세계 경제가 쇼크 상황을 맞이하자 국채뿐 아니라 특수은행채 등을 매입하기로 했는데,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일부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경제가 정상화를 향해 가고 있다는 의미도 있지만 시장에 풀었던 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미칠 가능성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도입했던 ‘특수은행채 단순매입’ 조치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다. 산업·수출입은행 등의 채권을 한은이 사들여 실탄을 채워주려는 조치였는데, 시장이 안정을 찾은 만큼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은이 해당 조치를 도입한 후 실제로 특수은행채를 직접 사들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와 함께 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했던 정책도 이달 말 끝내기로 했다. 은행이 한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담보로 낼 수 있는 채권의 범위도 좁혔다.
한은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금융과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자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채권 매입 조치를 잇달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일부 조치를 해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는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제도를 중단한 데 이어 지난달 3일부턴 증권·보험사 등을 대상으로 대출해 주는 조치도 마무리했다.
‘C쇼크 터널 지났다’ 평가… 미국도 지원 대부분 종료
한은이 각종 대책들을 거둬들인 데에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장 충격이 잦아들고, 주요국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이 배경이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1조9000억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다며 전망치를 1.4%포인트 올린 5.6%로 제시했다. 1년 전만 해도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금융기관을 지원할 정도로 시장이 불안했지만, 이젠 자산가격이 지나치게 뛰는 것을 걱정할 정도로 시장도 안정화됐다. 한은 관계자는"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유동성 사정이 개선되면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유동성 공급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시행된 조치를 연장할 필요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도입한 9개의 긴급대출프로그램 중 하나만 남기고 모두 종료했다. Fed가 남겨둔 조치는 소기업(고용인 500명 이하) 대상 급여보호프로그램(PPP)에 참가하는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급여보호프로그램대출기구(PPPLF)뿐이다. 다만 최근 시장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 들어 1%를 넘어선 뒤 최근엔 2년 만에 처음으로 1.2% 위로 올라선 바 있다. 금리 수준만 봐서는 작년 금융시장 쇼크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은은 최근 시장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에 작년과는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물경제는 여전히 암울… 기준금리 등 실물에 영향 주는 조치는 그대로
중앙은행들이 시장 조치를 거둬들이며 ‘금융 비상상황은 지난 것 같다’라는 시그널을 주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여전히 터널 속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실업자는 157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5.7%로 2000년 2월(5.7%)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도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에서 "수출 회복세가 확대됐지만 거리두기 강화 영향으로 내수가 위축되고 고용 지표가 둔화되는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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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금융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는 거둬들이면서도, 기준금리 등 실물 지원 조치를 쉽게 못 되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은은 실물경제 지원방안 중 하나인 금융중개지원대출에 대해선 연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은은 총 43조원의 관련 대출 지원금액을 준비하고 있는데 지난달 배정 기준으로 이 가운데 80.1%가 소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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