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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튀니지, 경제위기로 정국 또 다시 격랑속으로

최종수정 2021.03.07 08:30 기사입력 2021.03.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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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중동 지역 민주화 바람 일으켰던 튀니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와 여야 갈등 격화
민주화 시위 이후 또 다시 대규모 시위 이어져
WP "튀니지 민주주의,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 지난달 27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튀니스(튀니지)=EPA연합

▲ 지난달 27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튀니스(튀니지)=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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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지난 2011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통해 독재 정권을 끝낸 이후 중동 지역 전역에 걸쳐 민주화 바람을 일으킨 '아랍의 봄' 주역, 튀니지가 다시 위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누적되면서 지난해부터 시위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튀니지 정국의 향방이 안갯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아랍의 봄' 시초된 튀니지 2011년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2011년 튀니지 민주화 시위는 당시 생활고를 겪던 한 청년이 분신 자살하며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지속된 경제난으로 불만이 누적된 튀니지 국민들이 대거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당시 대통령이었던 벤 알리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후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대통령은 경찰과 군 병력에 시위대를 향한 발포를 지시했다. 하지만 군대와 경찰도 대통령 지시를 거부하면서 사실상 시위대 편에 서게 됐다. 이에 벼랑 끝에 몰린 알리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하면서 이로써 23년 간 집권했던 그의 독재 정권이 막을 내리게 됐다.

이후 인근 북아프리카의 리비아, 이집트를 비롯해 중동의 예멘과 시리아 등까지 민주화 바람을 일으키며 중동 전역으로 민주화 시위가 확산됐다. 하지만 독재 정권이 무너진 리비아는 지금까지도 내전을 벌이고 있고, 이집트와 시리아 역시 권위주의 정부가 이어지고 있는 등 민주화가 제대로 정착된 곳은 튀니지뿐이었다.


민주화 이후에도 경제 침체와 정치 갈등 이어져...시민들 "변한 것 없어"
라체드 가누치 튀니지 국회의장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라체드 가누치 튀니지 국회의장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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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을 이뤄낸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다시 한 번 대규모 시위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난이 10년 째 이어지는 와중에 코로나19까지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반정부 여론이 다시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6500건이 넘는 반정부 시위가 펼쳐졌다. 또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경찰에 의해 체포됐으며 1월 26일에는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부상을 입은 한 시민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10년 전에 비해 여전히 변한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 시민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변하지 않은 것은 경제 위기뿐만 아니라 정부 당국이 시민들을 대하는 모습"이라며 "지난 2011년 시위처럼 이번에도 정부가 시민들에 대해 잔혹한 진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도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기 직전"이라며 "또 한번의 혁명이 시작될 것 같다"고 전했다.


시위가 다시 촉발되고 있는 배경에는 먼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첫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정부는 강도 높은 봉쇄 조치에 들어가 국경을 폐쇄하고 대부분의 상권에 영업 정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튀니지 경제의 핵심 산업인 관광 산업도 지난해 8월 전년대비 61% 급감했다고 WP는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해 튀니지의 경제성장률이 1956년 튀니지 독립 이후 최저치인 8.2%의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맥스 갈리엔 서섹스대 정치경제학자는 "개발도상국 일수록 강경 봉쇄 조치의 경제 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세프 체리프 콜럼비아대의 북아프리카 정치분석가 역시 "튀니지 국민들이 평소에 경제 상황에 불만을 가져왔다"며 "아랍의 봄 10년 만에 다시 한 번 정부에 항의하는 대규모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경제난에 더불어 정치적 위기까지 가중되며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진 모습이다. 지난해 7월 엘리에스 파크파 당시 튀니지 총리가 의회 제1당인 '엔나흐다'와의 갈등 속에 사임한 바 있다. 이어 엔나흐다 소속인 라체드 가누치 국회의장의 지지율도 8%로 추락했으며 지난주까지 103명의 의원들이 가누치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하며 정치적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경제·정치적 위기에 튀니지를 떠나는 국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약 8000여명의 튀니지 시민들이 자국의 경제난을 피해 유럽으로 이주했으며 지난해 유럽으로 입국한 총 난민 수 중 5분의2가 튀니지 출신이라고 밝혔다. UNHCR 관계자는 "튀니지 난민들의 급증으로 제2의 유럽 난민 사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WP는 "아랍의 봄 신화를 만들어낸 튀니지에서 다시 비극이 재연되고 있는 모습이다"며 "튀니지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평가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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