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한아 기자] 최근 운동선수·배우·가수 등을 상대로 학교폭력 의혹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과거 학교폭력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중학생이 남긴 유서 내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폭 사건을 보면 항상 떠오르는 중학생의 유서'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몇 시간 전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이 올라왔다.
유서 내용에는 "매일 맞던 시절을 끝내는 대신 가족들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벌써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부디 제가 없어도 행복하길 빌게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적혀있었다.
이 유서는 지난 2011년 학교폭력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故 권승민 군이 남긴 것이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권 군은 동급생에게 물고문과 구타, 금품 갈취 등 상습적인 괴롭힘을 당했다. 권 군은 집 거실에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기며 "부모님이나 선생님 등에게 도움을 구하려 했지만, 보복이 두려웠다"라며 신고하지 못한 이유를 적기도 했다.
커뮤니티 작성자는 "가끔 가해자에게 너무 가혹하냐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이 학생의 유서와 CCTV 속 저 장면을 떠올리면 마음을 다시 다잡게 된다"라며 "피해자와 그 가족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데 가해자도 똑같이 당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덧붙였다.
'대구 중학생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권 군이 남긴 유서 전문과 생전 마지막 모습이 담긴 CCTV 사진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일으켰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듬해 2월 학교폭력예방법이 개정됐고, 6월에는 학교폭력 근절 범정부 대책의 하나로 학교폭력 전담경찰관(SPO)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도 학교폭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이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비중이 2019년 8.9%에서 지난해엔 12.3%로 증가했다. 또한 피해장소가 '학교 밖'이라는 응답은 2019년 25.1%에서 지난해 35.7%로 늘었다.
나한아 인턴기자 skgksdk91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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