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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전문가들이 본 비트코인…"화폐化 기대감에 부풀려져, 긴축때 가치 드러날 것"

최종수정 2021.02.23 11:31 기사입력 2021.02.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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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광풍, 전문가 집중분석

거시전문가들이 본 비트코인…"화폐化 기대감에 부풀려져, 긴축때 가치 드러날 것"

변동성 지나치게 크고

실제 결제 가능한 곳 거의 없어

화폐로 사용될 수는 없다는 시각에 공감


화폐 가능성 사라졌을 때 자산가치 놓고는 의견 엇갈려

'디지털 금' VS '튤립버블' 의견 분분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가상화폐 대장’ 비트코인 광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대사회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거침없는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고용 없는 성장과 자산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근로소득 증가율이 가상화폐 투자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으로 개당 5만달러를 돌파했지만 이번 주 들어 하룻밤 새 5만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만에 하나’ 확률의 화폐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자산가치는 없어"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화폐로서의 가능성에서 출발했다. 화폐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발행·유통하는데, 비트코인은 민간 영역에서 시도한 일종의 실험이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데에는 확률이 매우 적긴 하지만 화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트코인 광풍에 대해 ‘미래 가치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만에 하나라도 있을 수 있는 화폐로서의 가치’가 가격을 밀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위주의 가상화폐가 정말 미래엔 화폐가 될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화폐의 역할을 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고, 실제로 결제할 수 있는 곳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역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발언은 자제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수는 없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화폐가 법적 지위를 가지려면 중앙은행, 즉 한은에서 발행된 것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가상화폐가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유동성이 급증하며 기존 화폐도 변동성이 심해졌고, 기존 화폐도 때에 따라선 위험자산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상화폐 변동성만 크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에서 벌어진 초인플레이션, 베네수엘라와 짐바브웨의 초인플레이션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가상화폐의 ‘화폐화’ 가능성이 아예 사라질 경우 ‘디지털 금’과 같은 투자자산으로 활용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금은 실물이 있고, 귀금속이나 산업용으로도 쓸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데 비트코인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CBDC가 발행된다고 해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한다고 장담하긴 어렵다고 봤다. 정부가 발행하는 CBDC가 법적인 화폐의 지위는 갖고 있지만, 사람들이 매력을 느꼈던 가상화폐의 가치, 즉 익명성이 있는 디지털 화폐로서 완벽하게 역할을 할 수 있을진 확실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가상화폐는 투기"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이 투자자산도 아닌 ‘투기자산’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기존 화폐가 기능을 못 하는 상황도 아닌데 ‘화폐’라는 가치를 부여해 몇만 배나 가격을 띄우는 것은 투기에 가깝다"며 "문제는 가치변동이 심해야 투기꾼들은 더 관심을 보인다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에 풀렸던 유동성이 거둬들여질 경우 비트코인 등의 가격이 빠질 수 있다"며 "현재는 수건돌리기 게임과 같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연구위원 역시 비트코인을 화폐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지급결제 수단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고, 가치저장 수단으로서도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 투자자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 같다"며 "코로나19에 돈이 엄청나게 풀리면서 돈이 갈 데가 없고, 주식이랑 부동산으로 향하던 와중에 몇만배나 올랐다는 비트코인이 등장하자 자금이 쏠리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CBDC 발행·유동성 긴축 때 진정한 비트코인 가치 드러나"

가상화폐 광풍 현상을 ‘실물-금융 간 괴리의 결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었다. 지인엽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더 이상 근로소득이 의미가 없는 시대, 즉 현대경제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 교수 역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화폐’로 볼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화폐로 기능을 하려면 쓰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주위에서 쓰는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의 구성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에도 가상화폐, 특히 비트코인 가격은 지나치게 급등해 버블인 것은 분명하다고 봤다. 지 교수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유례없는 규모로 풀었던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시작하고, CBDC 등 법적 효력을 가지는 디지털화폐가 나올 때 비트코인의 정확한 자산가치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CBDC 등이 가상화폐를 밀어내 가상화폐 가격이 하락하면, 하락한 폭이 곧 사람들이 당초 평가했던 비트코인의 화폐로서의 가치"라며 "남은 가격은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미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화폐가 ‘화폐’로서의 역할을 못 한다는 것은 대부분 알면서도 이만큼이나 가격이 뛴 것"이라며 화폐 성격을 기대하고 투자한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는 점에서 의외로 CBDC 등장 이후 가격 하락폭이 적을 수도 있다고 봤다. 유동성을 거둬들였을 때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면 그만큼 가상화폐가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컸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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