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배터리공급 유예기간 다행"이라는데…바이든 비토 어려워졌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0일(현지시간) LG와 SK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사실을 인정하면서 10년간 수입금지 결정을 내렸다. 눈에 띄는 건 포드와 폭스바겐이 앞으로 내놓을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부품·소재에 대해선 각각 4년, 2년 유예기간을 둬 수입할 수 있게 한 점이다.
이들 완성차메이커는 SK이노베이션과 공급계약을 맺은 곳으로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전기차에 SK 배터리를 쓸 계획이었다. 특히 포드에 공급하기로 한 배터리가 픽업트럭 F150에 들어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 완성차시장에서도 수십년째 판매순위 1위를 지키며 미국을 상징하는 모델로 꼽힌다. 2023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데 SK가 현지 배터리 공장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린 것도 포드·폭스바겐을 필두도 현지 완성차메이커 고객을 늘리기 위한 행보였다.
SK 측은 이번 ITC 결정 후 "고객(포드·폭스바겐) 보호를 위해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둔 것은 다행"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법령위반에 따른 제재인 만큼 미국 현지 배터리 공장에서 부품·소재를 공수받지 못해 완성차언업체에 납품하지 못한다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물어줘야할 판이었다. 업계에서는 계약불이행에 따른 배상액이 수십조원에 달할 거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기에 다행이라는 얘기였다.
다만 이번에 짧게 유예기간을 두면서 그간 미국 내 정치지형을 감안해 예상돼 왔던 대통령 거부권(비토)은 실현가능성이 더 낮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보조금을 늘리는 등 전기차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는 만큼, ITC가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해 수입금지 결정을 내리더라도 대통령 권한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본 이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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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가 수조원이 들어간 공장을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결정을 내리진 않을 것으로 봤던 셈이다. 그러나 적게나마 유예기간을 둔 만큼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도 사라졌다. SK의 미국 배터리 공장이 한국이나 중국 등 해외에서 조달하는 부품·소재가 없다면 가동이 불가능한 탓에 10년간 수입금지 조치가 유지된다면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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