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취임식도 미루고 동부구치소 방문… "현장 중심의 민생" 강조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배경환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8일 임기 첫 일정으로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 점검에 나섰다.

박 장관은 전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속에 분열된 검찰 조직을 다시 추스르고, 신설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권한이 커진 경찰과 검찰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통해 검찰개혁을 완성해야할 책무를 지게 됐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찾아 방역 관련 상황과 대책을 보고받고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일정을 시작하기 전 동부구치소 1층 로비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은 그는 수용자들도 직접 만나 고충을 듣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박 장관은 당초 이날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취임식도 연기했다.

그는 취임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래도 코로나19 방역이 민생이라는 그런 생각으로 오늘 동부구치소에 방문했다”며 “앞으로 법무행정의 행동축을 현장을 중심으로 한 민생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 밖의 장관으로서 중요 업무를 묻는 질문에는 “당연히 검찰개혁이죠. 또 법무행정의 혁신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검찰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현황 파악을 시작했다”며 “일단 원칙과 기준이 중요한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 대해 지금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좀 다듬은 뒤에 윤석열 총장과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구치소에 입장한 뒤 모두 발언을 통해 그는 이날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방역사범에 대한 엄정 대응방침을 밝힌 사실을 소개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임기 시작을 알리며 “코로나 방역이 민생이다. 검찰은 방역당국의 조치를 회피하거나 무시하는 범법행위는 민생침해사범으로 간주하고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앞으로는 페이스북 등 SNS 활동을 좀 자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장관은 수용자의 인권적 측면과 교정직 공직자들의 떨어진 사기를 어떻게 세워줄 수 있을지 두 가지 측면에 대해 깊이 고찰하겠다고 밝혔다.

1000명 이상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동부구치소는 20일 이후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어 곧 정상 운영을 앞두고 있다.

금명간 교정시설 과밀도를 낮추기 위한 추가 가석방이 예정돼 있어 박 장관은 가석방 대상과 규모도 직접 점검해야 한다.

박 장관은 전날 “장관으로 취임하면 검찰개혁과 법무행정 혁신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겠다”며 “청문준비단에서 강조한 것과 청문회에서 말씀드린 것을 정리해보니 10개 정도 과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곧 검찰 간부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인사에 있어 윤 총장과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검찰 내 친정부 성향의 ‘추미애·이성윤 라인’과 ‘윤석열 사단’ 등 추 장관에게 반발해온 검사들이 극명하게 갈려 있어 균형감 있는 인사를 하기가 쉽진 않은 상황이다.

경찰의 ‘봐주기 수사’ 정황이 드러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과 정부에 부담이 되는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등에 대한 검찰 수사에 지휘권을 행사할지도 관심이다.

또 인사를 앞두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무혐의 처분’ 결재를 미루고 있는 한동훈 검사장을 다시 일선청으로 복귀시킬지도 주목된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