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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치소 재수감…흰눈 내린 날 삼성엔 '눈보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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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선고 결과 듣고 주저 앉아 한숨…삼성 임직원들도 '허탈'
경제단체들 "총수 공백 삼성 및 한국 경제 영향 우려"
외신들, 이 부회장 구속 소식 보도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 받고 재수감되면서 삼성에는 한 치 앞도 보기 어려운 눈보라가 닥쳤다. 삼성 계열사의 임직원들은 '패닉'에 빠졌고, 경제 단체들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삼성의 총수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선고 전 삼성 계열사의 사장들과 임직원들은 사무실에서 긴장한 채 이 부회장의 선고공판을 기다렸다. 삼성의 한 직원은 이날 오전 사내 분위기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지금은 이 부회장이 회사의 '구심점'"이라며 "회사의 명운이 달린 만큼 직원들도 아침부터 재판 결과를 기다리며 긴장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그간 이 부회장이 재판부의 주문에 따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했고,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꾸준히 유지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집행유예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1시42분께 서울고법에 굳은 표정으로 도착했다. 이 부회장에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그룹에 지시한 내용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묵묵부답한 채 312호 중법정으로 향했다. 법정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의 선고를 앞두고 이 부회장은 잠시 눈을 감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이날 오후 2시5분부터 진행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1078일 만에 재수감됐다. 재판부가 구속을 앞둔 이 부회장에게 진술기회를 줬지만 "할 말이 없다"며 굳은 채로 대답했다. 재판부가 법정을 떠나자 이 부회장은 자리에 힘없이 주저앉아 한숨을 쉰 후 변호인단과 대화 몇 마디를 주고받았다가 법정 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2017년~2018년 이 사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구속된 후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아 353일 만에 석방됐다. 재판부가 나가자 방청석에서는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 일부 방청객들은 "재판부가 너무하는 거 아니냐", "부회장님 힘내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법정 밖에서는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이 부회장에 대해 "무죄" ,"유죄"를 경쟁적으로 외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인 이인재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이날 실형이 선고된 것과 관련 "이 사건의 본질은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으로, 기업이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당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변호사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을 부정한 재판부의 판단과 재상고 여부에 관련해서는 "판결을 검토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대법원 판결 취지를 감안한 선고"라며 "정유라 승마·영재센터 지원 뇌물 사건의 유무죄 판단은 뇌물수수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유죄 확정과 함께 사실상 마무리됐다"며 평가했다.


삼성 임직원들은 허탈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임직원은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진정성을 인정해줬는데 준법감시위에 대한 실효성을 인정해주지 않았다"며 "선고를 속보로 접한 동료들도 아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됐던 준법감시위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에 대해 "논평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말을 삼갔다. 준법위 측은 그러면서 "재판 결과 관계없이 준법감시위원회는 앞으로도 주어진 역할을 계속 흔들리지 않고 성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제계는 이 부회장의 남은 형기인 1년 6개월 동안 회사 경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경영자총협회 "경영계는 실형을 선고한 금번 판결로 인해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된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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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도 논평을 통해 "이 부회장은 코로나발 경제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데 일조해 왔는데 구속 판결이 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한상의 측도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에 대해 한국경제 성장의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외신들도 이 부회장의 재수감을 긴급 타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수년간 이어지며 정경유착에 대한 격한 분노를 불러온 뇌물재판에서 극적인 결론이 나왔다"라면서 "세계 최대 전자기업 최고결정권자가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경쟁자가 부상하는 상황에서 수감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미중관계와 경쟁심화로 나타난 불확실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심화하는 상황에서 최대 메모리칩, 스마트폰, 소비자가전 기업의 수장 자리가 공백이 됐다"라면서 "이 부회장의 부재는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전략행보와 대규모 투자를 멈춰세우거나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BC방송은 이번 판결이 삼성전자 내 이 부회장의 역할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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