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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해결 못하면 교육 불평등 계속 심화"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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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권일 사회비평가

교육 전문가들은 학력 격차가 개인의 실력이나 노력 부족이 아니라고 봤다. 오히려 부모의 경제력과 학력, 거주지역 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봤다. 세대가 지날수록 대물림되는 경향은 더욱 짙어진다. 획일화된 대입제도는 학생 개개인의 실제 능력을 제대로 측정하지도 못하고 있다. 교육은 취·창업과 같은 경제적 능력과 연결되는 관문이기 때문에 사회 전반적 개선이 필요하다.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박권일 사회비평가는 지금의 입시제도를 ‘수명이 다했다’라고 말한다. 아무리 고쳐도 소용없다는 얘기다. 박 비평가는 "어느 대학을 가는지가 여전히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큰 요소로 작용하고, 처음 입사한 기업이 어디인가가 그 사람의 남은 직업인으로서의 삶을 결정해 버리기 때문에 입시제도만 바꾼다고 해서 불공정한 현실이 크게 달라질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비평가는 수능이나 고시 등이 결코 공정했던 적은 없었다고 봤다. 그는 "개인의 순수한 능력 경쟁인 것처럼 보이지만 학생 모두가 다 똑같은 조건에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애초 출발선이 다른 상황에서 시험만 똑같은 날 본다고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득권 세력은 교육을 통해 경제적 자본 외에도 사회적 자본을 대물림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사회적 자본, 네트워크가 엄청난 위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엘리트일수록 자녀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거나 증폭된 상태로 물려주길 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대물림은 채용 과정에서도 불평등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박권일 사회비평가. 저서: ‘능력주의와 불평등’ ‘88만원 세대’ ‘지금, 여기의 극우주의’ 등

박권일 사회비평가. 저서: ‘능력주의와 불평등’ ‘88만원 세대’ ‘지금, 여기의 극우주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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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비평가는 "로펌이나 투자은행에 취업한 아이비리그 학생들을 인터뷰한 면접관을 연구한 ‘그들만의 채용 리그’란 책에서 보면 면접관이 얘기를 할 때 편안하다는 이유로 백인 남성을 뽑았다"며 "능력주의 방식으로 뽑는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연고주의적이고 인맥, 취향, 문화 자본에 의한 자의적 선발이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박 비평가는 직업의 위계서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적 구조가 사라져야 입시 비리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입시에서 불거지는 문제는 결국 대학 졸업 후 어떤 직장으로 가느냐까지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며 "노동조건의 문제가 바뀌어야 입시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서열 붕괴가 멀지 않았다고도 했다. 박 비평가는 "대학을 졸업해도 할 게 없는, 수천 만원의 빚을 져가면서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안 되기 때문에 중위권 대학부터 하위권까지는 피라미드 구조가 많이 해체될 것"이라고 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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