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시행된 지난해 1~6월 음주운전 사고 13% 증가
정치권 '음주운전 재발방지법' 발의
전문가 "심리치료 등 음주운전자 관리 필요"

지난해 11월27일 저녁 서울 마포구 도로에서 경찰들이 '비접촉 음주 감지기'를 이용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27일 저녁 서울 마포구 도로에서 경찰들이 '비접촉 음주 감지기'를 이용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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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회식 등 술자리 모임이 줄었음에도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사람들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 법' 시행 후에도 음주운전이 잇따르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시민들은 처벌 강화는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각종 모임과 행사가 줄었으나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증가하고 있다. 복수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3.1% 급증했다. 음주운전 부상자도 작년 1만2093명에서 올해 1만3601명으로 약 12.5%나 늘었다.

최근에는 거리두기 2.5단계에도 불구하고 만취 상태 운전자의 벤츠 차량이 앞차를 들이받아 앞차 운전자를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5인 이상 모임이 금지, 오후 9시 이후 식당·술집 영업 중단 등이 시행되고 있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지난 4일 오후 경부고속도로에서 만취 상태의 벤츠 차량이 앞서 가던 승용차를 들이 받은 후 불이 나 119가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4일 오후 경부고속도로에서 만취 상태의 벤츠 차량이 앞서 가던 승용차를 들이 받은 후 불이 나 119가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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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4일 오후 11시10분께 경기도 성남 경부고속도로 서울방면 판교분기점 인근 1차로에서 A(41) 씨가 몰던 벤츠가 정차 중이던 아반떼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두 차량 모두 전소했다. 아반떼 운전자인 B(31) 씨는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A 씨는 사고 후 차 밖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고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15%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안전거리 미확보 및 음주운전에 따른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죄(윤창호법)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도 새해 첫날인 1일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도주하던 20대 남성이 교차로에서 또다시 사고를 내 20대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광주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0시5분께 C(28) 씨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한 도로에서 택시를 들이박았다. 사고 직후 C 씨는 그대로 차를 몰아 1㎞를 도주했고, 다른 교차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신호를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인 D(27) 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조사 결과 C 씨는 운전면허 취소 수준인 만취 상태에서 차를 몬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C 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하다 중앙선을 침범해 사망사고를 낸 만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으로 입건했다.


이처럼 음주운전으로 인명 사고를 낸 운전자 처벌을 강화하고 음주운전 기준을 높인 '윤창호법'에도 운전자 인식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 시행 이후에도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 시행 이후에도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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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자가 나오면 살인죄를 적용해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음주운전 관련 기사 댓글에서 시민들은 "음주운전 해본 사람은 또 한다더라. 무고한 사람이 죽어 가는데 대책을 세워 달라", "피해자와 가족들이 받을 고통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다", "법이 강화됐더라도 다른 나라에 비해 약하다. 무기징역, 사형 등 형량을 더 높여야 한다" 등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음주운전 재발을 막기 위해 운전자의 경각심을 높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음주운전으로 면허 정지 또는 취소 처분을 받은 자가 일정 기간 '음주운전방지장치'가 설치된 자동차를 운전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주요 내용은 음주운전으로 면허의 정지나 취소를 당한 경우, 다시 운전할 때 차량에 반드시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설치해야 하고 이를 위반해 장치를 설치하지 않거나 다른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운전면허를 취소나 정지시킬 뿐 아니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것이다.


노 의원은 "윤창호법 시행과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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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음주운전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채홍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음주운전은 다른 교통사고 유발 요인과 달리 중독성 탓에 단기적 처벌로는 해결이 어렵다"며 "상습 음주운전자 대상 심리치료나 시동잠금장치 의무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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