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명부' 판매자 잡혔지만…개인정보 불법거래는 여전
개인정보 불법 거래 여전…'원스톱' 거래 시스템까지
스팸문자 발송 비롯해 범죄 용도로도 활용
전문가들 "수사기관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정윤 기자] 속칭 '코로나 명부'라는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 700만 건을 유통한 업자가 경찰에 검거(아시아경제 23일자 10면 '코로나 명부 판매업자, 결국 잡혔다' 참조)됐지만 개인정보를 불법 취득ㆍ유통하는 범죄는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텔레그램 같은 보안 메신저가 통로 역할을 하면서 음지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 중간유통자 등이 연결돼 한곳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유통시장이 형성된 지 오래다. DB를 원하는 쪽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검색 한번으로 쉽게 개인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다. 텔레그램엔 아예 업자들이 모인 단체 홍보방까지 생겨났다. 이 곳에서는 불법 DB 판매 홍보 게시물이 하루에도 수백 건씩 올라온다.
DB 구매자들은 주로 회원유치나 대출권유 등의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얻고자 한다. 불특정 다수에게 텔레마케팅을 하거나 스팸문자를 발송하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DB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불법 도박사이트 가입정보를 토대로 한 '토토 DB', 낚시 카페 회원 정보를 담은 '낚시동호회 DB' 등이다. 이런 DB들은 정확도와 내용에 따라 적게는 건당 10원~수백 원의 가격에 거래된다. '코로나 명부 DB'가 유통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구매자를 모으기 위해 허위로 정보를 짜깁기해 판매하는 경우도 다수다.
문제는 이처럼 한 번 유통된 개인정보가 계속 누군가의 손에서 손으로 떠돌아다닌다는 것이다. 한 번 유출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려운 셈인데 개인정보 유출량과 유출 경로 등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는 또 다른 정보와 결합해 재생산, 거래되기도 한다.
코로나 명부 판매자처럼 누군가에게 DB를 얻어 이를 되파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해킹을 통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경우도 많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최근 해킹 등으로 유출된 개인 정보를 공유하는 해외 웹사이트에서 확보한 불법 개인정보 DB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국내 1362개 웹사이트에서 2346만여 건의 정보가 유출됐었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 간의 DB 거래 이후 또 다른 유형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불법으로 취득한 DB를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하거나 입금만 받고 DB를 넘겨주지 않는 사기 등이 대표적이다. 개인정보위원회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보이스피싱은 지난해 3만7667건 발생했고, 피해액도 6398억원이나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 코로나19 확산 방지 관련 전자출입명부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경찰과 방통위,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은 이런 개인정보 탈취를 비롯한 불법 거래, 유통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근절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피해가 가시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비슷한 류의 범죄에 비해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탈취 사건 등이 아닌 개인 간의 거래는 더욱 그렇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불법 유통이 각종 범죄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불법 유통된 개인정보를 이용한 스팸문자, 피싱 범죄 등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청소년에게 접근해 성매매와 피싱 범죄에 가담하도록 유혹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도 "개인정보가 돈이 되는 세상이기 때문에 해킹이나 내부자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범죄를 비롯해 이를 이용한 2차 범죄도 많은 실정"이라면서 "불법 DB 판매자에 대한 처벌 강화와 함께 경찰 등 수사기관이 이러한 개인정보 불법 거래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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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개인정보의 대규모 유출이 곧 사기 범죄로 연결되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함께 이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하고 있다"며 "내년 초부터 벌이는 사기 범죄 특별 집중단속 때도 이런 행위에 대한 단속을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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