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지키는 사람만 지키는데.." 3단계 격상 유보에 커지는 불만 여론
수도권 2.5단계 내년 1월3일까지 연장…3단계 격상은 안해
전문가 "거리두기 3단계로 짧고 강하게 끝내야"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연일 1000명 안팎을 기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정부는 3단계 격상이 아닌 내년 1월3일까지 수도권의 거리두기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조치를 연장하는 결정을 하면서 이에 대한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러다 3단계 격상 이후에도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까 무섭다", "경각심이 떨어져 다들 놀러 다니는데 현행유지는 말도 안 된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과 함께 현 방역 수준을 유지한 뒤 다시 상향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환자 발생 수준에 대해서는 방역과 의료대응 역량을 계속 확충해 대응하고 있고 한계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며 "연말연시 방역대책의 효과에 따라 둔화돼 가고 있는 환자 증가세가 어떻게 변화할지 그 추이를 보고 모든 거리두기 조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 1차장은 "전반적인 거리두기 조치는 다음 한 주 간의 상황을 지켜보며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이 종료되는 1월3일 이전 종합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이미 우리가 이행하고 있는 특별대책에는 거리두기 3단계보다 더 강한 방역조치도 포함돼 있다"며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는 별개로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을 적용하고 있다. 연말 연시 이동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에 집중적인 '핀셋방역'을 통해 3단계 격상 없이도 확산세를 잡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의 5인 이상 식당 이용은 금지되고 스키장, 스케이트장, 눈썰매장 등 겨울철 스포츠시설은 집합 금지됐다. 각종 관광지 역시 폐쇄됐으며, 호텔 등 숙박시설은 정원의 50%까지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자영업자 등 시민들은 3단계 격상을 촉구하고 있다. 거리두기 단계 격상 없이는 지금의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신속한 3단계 격상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다수 게재됐다.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소개한 한 청원인은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지금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지 않으면 더 큰 경제적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3단계 격상하는 것을 모두가 원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3단계격상 & 메뉴얼 세부내용 개정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단계별 지침은 누구를 위한 매뉴얼인지요?"라고 물으며 "확진자는 감소가 아니라 오히려 급증하여 병상, 의료진 부족으로 병원 문턱에도 못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안 그래도 지치고 힘든 시기에 (정부는) 속 시원하게 개선방안을 내놓는 것 없이 매번 '검토 중', '단계가 아니다'라며 시간만 지체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불안감과 피로감이 오히려 더 쌓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과 관련 기사 댓글에서는 '현재 거리두기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지키는 사람만 지키지 다들 놀러 다닌다', '자영업자가 피해 보는 건 2.5단계나 3단계는 마찬가지', '잠깐이라도 3단계로 격상해서 확진자를 줄어달라', '확진자 수가 1000명에서 조금 줄었다고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건 말도 안 된다. 당장 격상해라' 등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요구하는 글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1만 명에 육박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연이틀 28%대를 나타냈다.
이달 14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1만4109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4021명으로, 전체의 28.5%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공포까지 겹쳤다. 실제 최근 영국에서 입국한 80대 남성이 사망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이 변이 바이러스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보다 전염력이 최대 70%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고 있으므로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의 경각심이 떨어지고 있고, 연말 모임을 전부 막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집단감염뿐 아니라 N차 감염도 심각하다. 사람 간 접촉을 줄여야만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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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의료계 역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병상도 부족해 한계에 다다랐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2주 정도 짧게 시행해 확산세를 막아야 한다. 유행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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