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음 정말 몰라" 박능후부터 정세균까지…'코로나'로 자기 홍보하나
박능후 추석 포스터에…정세균 만화까지 내놓는 홍보마다 논란
시민들 "정부 홍보하나", "의료진에 안 부끄럽나" 비판 쇄도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심각한 상황이 지속하는 가운데, 정부가 내놓은 홍보물이 잇따라 구설에 오르면서 국민의 피로감을 높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월 박능후 보건복지부(복지부) 장관을 모델로 한 추석인사 포스터를 내놓는가 하면,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분풀이를 자신에게 하라는 취지의 만화를 공개했다. 모두 국민의 평안을 기원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홍보물이지만, 고통을 헤아린 진정한 위로보단 '자기 홍보'에만 치우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공식 트위터에는 '코로나로 힘드실 땐 총리한테 푸세요 -코로나 우울편-'이라는 제목의 3컷 만화가 올라왔다.
만화에는 피부에 트러블이 난 여성이 코로나19로 인해 겪는 불편함을 토로하는 모습이 담겼다. 여성은 "코로나 너 때문에 밖에도 맘 놓고 못 나가고, 마스크 때문에 피부는 뒤집어지고 어떻게 책임질 거야"라며 "코로나 때문에 화가 난다 화가나, 어디 풀 데 없나"라고 격분한다.
이어 다음 컷에선 노란 민방위복을 입은 정 총리가 가슴에 한 손을 얹은 채 등장한다. 그는 "모두 저에게 푸세요. 코로나 때문에 힘드시고 짜증 나고 우울한 마음 저에게 시원하게 푸시고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인자한 표정으로 말한다.
만화가 공개되자 시민들 사이에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고통은 '여성의 피부 트러블'로 축소하고, 본인만 인자한 듯한 모습으로 등장해 진정한 위로는커녕 '자기 홍보'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경제 파탄으로 인한 국민의 절규는 어디다 빼놓고 '마스크 때문에 뒤집어진 피부' 따위 글을 올리나", "온 국민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데 마치 정부만 희생하고 있다는 취지로 들린다", "하루 1000명의 확진자가 넘은 상황에서 대책 마련에는 힘쓰지 않고 이런 거나 하고 있냐", "민생, 국민을 위한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제대로 된 일을 해달라" 등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의 홍보물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10월 박능후 장관과 김강립·강도태 차관 등이 직접 모델로 등장한 추석 인사 포스터를 공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해당 포스터는 '코로나19 시국에도 국민들이 안전한 명절을 보내도록 방역에 노력하겠다'는 취지였지만, 박 장관 등이 포스터 전면에 등장해 배우처럼 포즈를 취한 모습이 부각되면서 "선거 홍보물인 줄 알았다", "의료진들은 밤낮없이 뒤에서 고생하는데 묵묵히 일하는 그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나" 등의 비판에 직면했다.
정부가 잇따라 부적절한 홍보물로 논란을 일으키자,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겨운 국민 일상에 정부가 피로감을 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거리두기 3단계를 바라보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홍보를 생각하다니, 세금을 자기들 홍보하는 데나 쓰고 있다는 생각만 든다"라며 "가만히 있으면 논란이 일어나지도 않을 텐데 왜 자꾸 이런 홍보로 국민들 마음을 헤집어 놓는지 모르겠다. 국민의 고통을 제대로 공감하고 있다면 이런 홍보를 만들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논란이 된 복지부 포스터를 공유하며 "이게 다 지구온난화 탓. 날씨가 더워지니 이젠 추석에 납량특집을 한다. 월하의 공동묘지, 이런 것들을 전문용어로 '언캐니(uncanny)'라 부른다. 이상하고 괴상하고 섬뜩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초현실주의자들이 이 효과를 즐겨 사용했다"고 비꼬아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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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일 0시 기준 718명으로 집계돼 전날 1030명보다는 312명 줄었다. 그러나 이는 휴일 영향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15일 오전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다시 늘어나 최소 900명 안팎, 많으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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