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도입 시기 놓고 팽팽
속도론 "사용 승인 따라 내년 상반기 접종"
신중론 "충분한 사전검증 필요"

"병상 부족에 백신접종 서둘러야" vs "부작용 고려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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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조현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째 700명대에 육박한 가운데 백신 도입 시기를 놓고 '속도론'과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잇단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피해는 물론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 속도론의 배경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유례 없는 단기간 백신 개발로 안전성ㆍ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접종을 먼저 개시한 선진국 동향을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상 부족 심각…접종 앞당겨야
미국·유럽연합(EU)보다 늦어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10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사용 승인이 선진국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면서 "당초 정부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내년 하반기로 예상했던 것은 내년 초 백신 승인이 이뤄질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이보다 앞서 사용 승인이 이뤄졌기 때문에 우리나라 접종도 내년 상반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 교수는 "정부가 지난 8월 2차 유행 이후 병상 확보에 나섰지만 현재 중환자 발생 추이라면 병상을 아무리 확충해도 늘 부족한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코로나 환자가 더 발생하지 않는 것이 병상 부족을 해소할 가장 좋은 방법이므로 백신을 서둘러 도입해 국민 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정부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겨 신속하게 접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ㆍ바레인에 이어 캐나다에서도 화이자 백신 사용 승인이 이뤄진 데다 미국ㆍ유럽연합(EU)ㆍ일본 등이 앞다퉈 백신을 입도선매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이미 몇 발짝 늦었다는 지적이다. 전 교수는 "확진자가 700명선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신중론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면서 "선진국들이 이미 화이자 백신 접종을 개시한 데다 다른 국가들도 번호표를 받아 줄 서서 대기하는 상황에서 새치기가 불가능 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미국ㆍ독일 등 선진국에서 백신 안전성을 긴밀히 모니터링 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부작용을 우려하며 접종 시기를 늦추는 것은 그간 우수 사례로 꼽혀온 K방역 위상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내 코로나 확산세 덜 심각
부작용 고려해 신중히 접종해야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미국ㆍ유럽보다 심각하지 않은 만큼 백신 접종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봤다. 이환종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전 예방접종전문위원장)는 "유럽이나 미국처럼 안전성이나 효과 검증이 덜 된 것을 급히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우리나라는 방역 관리를 잘 해왔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유럽이나 미국보다 여유가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와 안전성이 더 좋은 백신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미 일부 선진국서 접종이 개시된 가운데 우리나라가 뒤처진 것 아니냐는 지적엔 "실제 올해 영국과 미국에서 접종하는 양이 많지 않고 대부분 접종은 내년에 이뤄진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내년 상반기부터 접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늦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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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접종 대상자인 고령자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내년 1분기 국내 가장 먼저 도입될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에 대해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령자에 대한 임상 연구가 매우 부족하다"며 "임상 3상에 참여한 5000명 중 70세 이상은 200명에 불과한데 모더나 백신의 경우 3만명 중 7000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적은 수치"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부작용과 유효성 문제도 있는 만큼 백신 확보 후 추가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천 교수는 "추가 임상시험에 들어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투약 방식에 따라 면역 효과가 달라져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며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백신인 존슨앤존슨 얀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확보한 후 추가 검증을 거쳐 접종을 진행하는 게 좋다"고 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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