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 대통령비서실 직제규정 7조 언급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권한 설명

재판부 "재량권 범위 많은 검토 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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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검찰이 감찰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 5월8일 법정에서 한 말이다. 공판 조서에 기록된 말이 아니다.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의 증인신문이 진행된 당시 재판에서 조 전 장관은 휴정시간에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과 얘길 나눴다. 이 대화 도중 나온 말로, 검찰이 감찰 개념을 수사와 혼동해 자신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는 심중을 은연중 드러낸 것이다.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8차 공판에선 조 전 장관이 증인신문 과정에 청와대 특감반의 감찰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변호인이 특감반에 대한 유일한 법령인 대통령비서실 직제규정 7조 내용을 묻자, 조 전 장관은 "직제규정 7조가 만들어진 연혁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부분 설명을 이어갔다.


"직제규정 7조는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었다. 그럼 그 직제규정을 왜 만들었느냐. 이전까진 경찰 수사관들이 그대로 청와대로 옮겨져 수사를 하는 이른바 '사직동팀'이란 게 있었다. 그런데 사직동팀은 언론과 야당이 문제를 삼을 정도로 권한남용이 심했다. 그래서 당시 민정수석인 문 대통령이 7조를 만들어 수사는 못하고 사실확인과 첩보수집만 할 수 있도록 못을 박았다. 이걸 자꾸 혼동해선 안 되는데, 청와대 특감반원들도 수사기관 출신 사람들이라 수사로 움직이려는 경향이 있다." 특감반의 감찰은 사실확인과 첩보수집에 국한 돼 있다는 얘기다.

이 사건은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지난해 2월 서울동부지검에 조 전 장관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을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란 권한을 남용해 유 전 부시장(당시 금융위원회 정책국장)에 대한 특감반의 감찰을 부당하게 중단시켰다고 판단, 형법 123조(직권남용)를 적용해 기소했다.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에게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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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장관은 당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의견에 따라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사실확인'과 '첩보수집'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비위 내용을 확인했으나 유 전 부시장이 돌연 병가를 내고 잠적해 소환에 응하지 않는 등 더이상 감찰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후 박 전 비서관과 특감반원들은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고, 백 전 비서관은 '인사조치를 해야 한다'고 의견이 엇갈렸는데, 조 전 장관은 '정무적 판단'으로 사표를 받는 선에서 해당 감찰을 종결했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조 전 장관과 검찰이 부딪히는 또 다른 쟁점이 나온다. 검찰은 당시 유 전 부시장은 금품을 1000만원 이상 수수하는 등 비위 정도 상당해 마땅히 수사의뢰를 해야했을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근거는 대통령비서실 직제규정 7조 2항이다.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한다.' 검찰은 또 유 전 부시장에 대해 수사의뢰가 아닌 인사조치한 것은 여권 인사들의 구명 운동이 영향이 끼친 것이 아니냐고 따져물어왔다.


이날 공판에서 조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유 전 부시장이 참여정부 특수관계인이고 구명운동이 있었고 민정비서관의 업무 관할이기 때문에 백 전 비서관에게 사태파악을 해보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또 유재수 사표 수리에 대해선 "하한선을 제시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추가조사나 징계 같은 추후 조치는 소속기관에서 결정할 문제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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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8차 공판을 끝으로 사실상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한 심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모든 증인신문 절차가 끝나고 오는 20일 공판에서는 서증조사가 진행된다. 재판부는 이 사건 쟁점이 되고 있는 재량권의 범위에 대해 "검토를 많이 하고 있다"며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양측에 요구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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