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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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 대한 주52시간제 계도기간이 올 연말로 종료된다.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은 산업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1년이라는 계도기간을 부여한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로 인한 손실 회복에 집중하느라 실질적 준비가 어려웠고, 국회에서도 유연근무제 등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할 제도개선 관련 논의도 미진했다. 이에 많은 중소기업들은 코로나사태가 안정되어 경영이 정상화되고 탄력근로제 등 유연근무제가 보완될 때까지 만이라도 주52시간제에 대한 계도기간의 연장을 간절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제조업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1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한데, 내년부터 주52시간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게 되면 상황이 더욱 악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뿌리산업과 같이 잔업이 일상화되어 있는 중소제조업의 경우에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여건에서 주52시간제 실시로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대폭 단축되게 되면 필요한 인력 확대와 추가 비용 부담의 증가 등으로 회사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다.

한편 계도기간을 또다시 연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결국 근로시간 단축 기조가 후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부도 이미 1년간의 계도기간을 준만큼 정부 지원금과 전문가 컨설팅을 연계해 주52시간제를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하고 근로자들의 건강권을 확보를 위한 취지에는 공감하나,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산업현장에서의 충격을 완화하고 주52시간제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애로사항과 준비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다음 실시해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유연근무제 등이 정비될 때까지 만이라도 실시를 유예하는 것이 옳다.


우선,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탄력근로제의 확대 개편이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여야 모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해에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따라서 탄력근로제 기간을 최소한 6개월 이상으로 확대하고 선택근로제의 정산기간도 현행 1개월에서 최소 3개월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여당 대표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과 만난 자리에서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가 아직 입법화되지 못해 임시방편으로 행정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올해는 반드시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한 바 있다. 이와 같이 탄력근로제 및 선택근로제의 정비는 결국 의지의 문제이므로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주52시간제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재해 기타 피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당사자가 합의한 경우에 한하여 주당 12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하며, 다만 천재ㆍ사변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고용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주당 12시간을 초과하여 근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한편 신작 출시를 앞두고 일을 몰아서 해야 하는 IT업체나 물동량이 유동적이고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조선업과 같은 제조업에서는 공기를 맞추기 위해 일시에 집중적인 잔업이 필요한데, 주52시간제로는 납기 준수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업종별 특수성을 고려하여 특별연장근로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일본처럼 노사가 합의하면 현재의 주 단위에서 월ㆍ연 단위로 연장근로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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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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